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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선박 연료비가 다시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Reuters가 9월 7일 보도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글로벌 연료유 공급 부족 규모는 하루 약 21만8,000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같은 기간 공급 부족량은 하루 약 6,000배럴이었습니다. 불과 1년 사이 수급 구조가 크게 달라진 셈입니다.
컨테이너 스팟운임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즉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선박용 연료는 선사의 주요 변동비 가운데 하나입니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벙커유 가격과 연료 관련 할증료를 통해 해상운송 비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집니다.

중동·러시아 정유 차질과 고수익 제품 우선 생산이 연료유 공급을 압박
최근 공급 부족은 국제유가 상승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충돌로 원유와 석유제품의 생산·운송이 불안정해졌고,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일부 정유설비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유사들이 제한된 설비에서 연료유보다 수익성이 높은 디젤과 휘발유 생산을 우선하면서 선박과 발전 등에 사용되는 연료유 공급량이 감소하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수급 악화는 재고에서도 확인됩니다. Reuters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ARA(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푸자이라 등 주요 공급 허브의 연료유 재고는 계절적 평균보다 약 30%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중동산 에너지 공급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VLSFO 가격은 이란 분쟁 이후 76% 상승
가격 상승 속도도 원유보다 빠릅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저유황유(VLSFO)는 최근 이란 관련 분쟁이 시작된 이후 76%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Brent 원유 상승률은 약 40%였습니다.
이는 선박 연료가격 상승이 원유 가격 변화만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지역별 공급 부족, 해상운송 제약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시장의 움직임은 글로벌 해운시장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싱가포르 해사항만청(MPA)에 따르면 2025년 싱가포르에서 판매된 선박용 연료는 5,677만 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는 현재 세계 최대 벙커링 항만입니다.
2026년 3월 벙커 판매량도 약 477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습니다. 중동 공급망 불안에도 불구하고 연료 수요 자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벙커유 가격 상승은 BAF·MFR 등 연료비 회수 체계를 통해 운송비에 반영
연료비가 상승한다고 컨테이너 스팟운임이 같은 폭으로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해상운임은 화물 수요와 선복 공급, 항만 적체, 선사의 공급 조절, 계절적 수요 등 여러 변수가 함께 결정합니다. 따라서 벙커유 가격과 SCFI·WCI 같은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단기적으로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높은 연료비가 일정 기간 유지되면 선사의 원가 부담은 확대됩니다.
이 과정에서 BAF(Bunker Adjustment Factor), MFR(Marine Fuel Recovery) 등 연료비 변동을 운임에 반영하는 체계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즉 기본 해상운임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전체 운송비에서는 연료 관련 부대비용의 비중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될수록 아시아 벙커유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

현재 연료유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상황입니다.
9월 7일 Brent 가격은 배럴당 약 97달러까지 올라 6주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 차질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는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의 주요 소비 지역입니다. 실제로 중국의 8월 해상 원유 수입량은 하루 714만 배럴로, 이란 분쟁 이전 수준인 하루 1,141만 배럴보다 약 40% 낮았습니다.
따라서 벙커유 시장의 방향은 단순한 국제유가보다 중동 공급 정상화 여부,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 상황, 싱가포르·푸자이라 등 주요 허브의 재고 수준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곧바로 해상운임의 전면적인 상승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운임지수 아래에서 선사의 원가를 밀어 올리는 변수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는 컨테이너 운임과 함께 VLSFO 가격과 주요 벙커링 허브의 재고 흐름을 동시에 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