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1,200척이 넘는 화물선이 발이 묶였고, 이들 선박에 실린 화물 가치만 약 1,2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 알리안츠(Allianz)는 지난 수요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이란 공습 이후 걸프 지역에 묶여 있던 선박과 화물의 가치를 처음으로 수치화한 자료입니다. 선박들이 해협을 조금씩 다시 통과하기 시작한 가운데, 100일 넘는 정체가 남긴 손실은 이제야 그 규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초크포인트 리스크, ‘이론’에서 ‘현실’로
알리안츠는 이번 ‘전례 없는’ 해협 폐쇄가 “글로벌 해상 무역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보험사들이 ‘위험을 바라보는 시각’ 그 자체죠. 알리안츠의 해상보험 인수 책임자 유스투스 하인리히는 이번 폐쇄가 보험사들이 초크포인트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늘 현실적인 재난 시나리오를 이야기해 왔지만, 이제는 이번과 같은 실제 재난 상황을 마주하게 됐습니다”라며, “실제 운영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이론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수준에서, 이번 일을 통해 우리가 직접 알게 된 현실로 다소 바뀌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인식 전환의 무게는 호르무즈 해협이 평소 차지하던 위상을 보면 한층 분명해집니다. 분쟁 이전 이 해협으로는 하루 약 135척의 선박이 오갔고, 전 세계 석유와 가스의 5분의 1이 이곳을 지났습니다. 그런 길목이 막히자 에너지 시장은 크게 출렁였고,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피해도 작지 않았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 자료에 따르면 40척이 넘는 선박이 미사일에 피격됐고, 선원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피해 선박은 대부분 유조선이었습니다.

해협은 다시 열리지만, 우회로는 남는다
다행이 미국과 이란이 잠정적인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풀리고있습니다. 해운사들은 해협으로 다시 선박을 들여보낼 자신감을 얻었고, 협정 발표 이후 통항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한 주 동안 걸프 해역을 빠져나온 선박은 69척으로, 직전 주 24척에서 크게 증가했습니다. 분쟁이 시작된 이후 주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다만 통항이 늘고 있는 와중에도, 해운·물류 기업들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만만이나 홍해 쪽 항구를 경유하거나 아예 육로를 이용해 걸프 지역으로 들어가는 대체 경로가, 일시적인 우회를 넘어 상시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실제로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기 때문이죠. 실제로 여러 해운사 경영진은 이러한 대체 경로에 더 많이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피해: 화물과 선원
걸프 지역에 묶여 있는 화물의 규모도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물동량 기준 세계 최대 포워더인 퀴네앤드나겔(Kuehne+Nagel)의 해상물류 총괄 부사장 마이클 알드웰은 약 30만 TEU의 컨테이너가 아직 걸프 지역에 발이 묶여 있고, 역내를 오가는 육로 운송로도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나마 중동에서는 신선 화물 수출이 많지 않은 만큼, 대부분의 화물은 선상에 그대로 남아 있거나 인근 항구에 하역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피해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리안츠의 해상 리스크 컨설팅 책임자 라훌 칸나는 분쟁 중 드론이나 미사일에 피격된 선박의 손실·손상과 관련한 보험금 청구가 이미 접수됐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변질된 의약품이나 냉동식품 화물에서도 청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더 무거운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죠. 보고서에 따르면 2만 명의 선원이 여전히 걸프 지역 선박에 남아 있습니다. 선주가 임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충분한 보급·지원 없이 선원을 방치하는 이른바 ‘선원 유기’는 2025년까지 6년 연속 늘어, 6,000건이 넘는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알리안츠 보고서는 “자동화와 친환경 전환으로 숙련 인력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해운업계는 선원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는 결국 업계의 회복탄력성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해사기구 역시 1만 1,000명의 선원이 걸프 지역을 빠져나오기를 원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오만과 협력해 선박이 빠져나올 수 있는 대피 항로를 마련했다고 전했습니다.
단 하나의 길목, 그러나 멈춰 선 공급망
이번 사태가 물류·공급망 담당자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단 하나의 길목이 막히는 것만으로 1,250억 달러어치의 화물과 수만 명의 사람이 한순간에 멈춰 설 수 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그 리스크는 협정 한 장으로 말끔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대체 경로를 준비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금 내 화물이 어디에 있는가’를 정확히 아는 일입니다. 선박의 위치와 컨테이너 상태, 항만 혼잡도와 도착 예정 시각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길목이 막히는 순간에도 우회 결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내릴 수 있습니다. 트레드링스 Ocean Visibility는 바로 이 지점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