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글로벌 공급망, 상위 1% 물류 리더들이 ‘가시성’에 집착하는 이유

2026년, 3월 31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와 치솟는 원자재 가격,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류 지연 사태까지. 현장에서 공급망 관리(SCM)를 책임지시는 실무자분들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는 시기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그리고 팬데믹이 시작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공급망은 여전히 전 세계적인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리더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갤러거(Gallagher)는 2025년 11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7개국의 건설, 에너지, 제조, 운송 등 다양한 산업 분야 비즈니스 리더 1,2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편된 공급망’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과 생존 전략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생각보다 뼈아픈 공급망 손실, 텅 빈 보호막

현장의 체감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 수치로 확인한 현실은 더욱 냉혹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무려 86%의 기업이 재정적 손실, 평판 훼손, 기한 연체 등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타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자재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과 에너지 부문에서 그 피해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간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타격 경험

발생한 피해 규모 역시 가볍지 않았습니다. 무역 중단, 공급 병목 현상, 노동 인력 부족, 기상이변 등 다양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전체 청구 건수의 절반 이상이 ‘중간 규모(Moderate)’ 또는 ‘대규모(Major)’ 손실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나 충격적인 사실은 최근 12개월 동안 발생한 공급망 손실에 대해 완벽하게 보험 보상을 받은 기업은 단 3곳 중 1곳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응답자의 36%는 공급망 특정 리스크에 대한 보장 범위가 너무 좁고, 복잡한 정책과 높은 보험료가 큰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광범위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2. 공급망을 옥죄는 3대 위협과 통제력 상실의 공포

현재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드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요? 비즈니스 리더들은 다음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드는 3대 위협 요인
  • 원자재 가격 상승 (57%)
  • 관세 및 무역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50%)
  • 무역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적 리스크 (44%)

이러한 압박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리더들의 70% 이상이 이 요인들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협 같은 외부 요인에 대해 통제력을 거의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화물 도난 리스크 관리의 경우 40%의 기업이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지정학적 위협에 대한 방어 전략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답한 곳은 4곳 중 1곳(25%)에 불과했습니다.

3. ‘저스트 인 케이스(Just-in-Case)’와 재고 비축의 딜레마’

관세 변동성은 응답자의 40%가 투자 결정을 보류하게 만들 만큼 치명적입니다. 이에 따라 물류 전략은 ‘적시 생산(Just-in-Time)’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저스트 인 케이스(Just-in-Case)’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불확실성 때문에 공급망 전략의 중대한 변화를 미룬 기업이 23%인 반면, 61%의 기업은 관세 부과에 앞서 상품과 부품을 비축하는 등 발 빠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10곳 중 9곳의 기업이 재고 비축을 진행 중이거나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류 실무자라면 이 ‘재고 비축’이 가져올 새로운 리스크를 우려하실 것입니다. 특정 항만이나 창고에 대량의 물품을 집중 보관하면 자연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화물 도난 위험도 급증합니다. 실제로 운송 중 도난이나 분실 위험이 커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25%에 달했습니다. 또한 우회 경로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 등 환경적 악영향과 높은 운영 비용을 걱정하는 응답자도 29%였으며 , 트렌드가 빠른 산업에서는 비축해 둔 상품이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구형이 되어버리는 진부화(Obsolescence) 리스크도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4. 공급망 다변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그 이후

단일한 글로벌 무역 규칙이 파편화되면서, 파트너 및 경로의 다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홍해 사태처럼 무력 충돌과 안보 위협이 운송 시간을 늘리고 비용을 폭증시키면서, 이제 기업들은 지정학적 위기를 간헐적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운영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한 기업 중 37%는 보관 관리를 강화했고, 36%는 공급업체 다변화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우방국으로 공급망을 옮기는 ‘프렌드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동안 투자 자본은 인도(+5%), 동남아시아(+4%), 아프리카(+4%) 지역으로 집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같은 국가들은 관세 문제에도 불구하고 2026년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혜택을 꾸준히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한 기업의 대응 전략

5. 생존을 위한 필수 무기: 기술 기반의 가시성 확보

그렇다면 비즈니스 리더들이 위기 관리를 위해 가장 많이 채택한 전략 1위는 무엇일까요? 바로 ‘디지털 도구 및 AI 등을 활용한 기술과 가시성 확보(68%)’ 였습니다. 이어 보관 시설 관리 강화(66%), 보험 및 리스크 전가(66%), 긴밀한 공급업체 협력(66%), 다변화된 공급업체 사용(64%), 재고 비축(63%) 순이었습니다 .

복잡해진 공급망을 관리하려면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현재 기업의 절반이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지만, 더 넓은 시장 상황이나 지정학적 동향 같은 외부 데이터까지 통합하여 분석하는 기업은 43%에 불과합니다. 치명적인 약점은 또 있습니다. 기업 10곳 중 6곳은 직접 계약을 맺은 1차 공급업체를 넘어서는 하위 공급업체에 대해 가시성(Oversight)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각지대는 취약점을 숨겨 결국 막대한 비용 손실을 초래합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채택된 주요 생존 전략

6. 단기적 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며

다행히 인플레이션과 건설, 제조 부문의 자재 비용 상승 압력은 금리가 안정화됨에 따라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공급망의 긴장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SCM 전문가들은 미래의 위협으로 사이버 위협(42%), 공급업체 통합으로 인한 선택지 감소(42%), 노후화된 인프라(40%), 노동 혼란(40%), 인적 자원 문제(40%)를 지목했습니다 . 특히 기업 10곳 중 6곳(60%)은 ‘인적 위험(People risks)’이 향후 공급망 전략을 형성할 것이라고 답해 인력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 위기 속에서 물류 의사결정권자들은 연쇄적인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와 예측 분석, 그리고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맹점은 곧 치명적인 리스크입니다. 복잡한 무역 환경 속에서 우리 화물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업만이 불확실성을 경쟁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