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보험료는 ‘뚝’, 흑해는 ‘폭등’… 극과 극 해상 리스크

2025년, 12월 10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글로벌 해상 물류 시장은 ‘안보(Security)’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 개의 거대한 축이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긴장이 다소 완화되며 안정을 찾아가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비용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홍해(Red Sea)와 흑해(Black Sea)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극명하게 갈린 두 바다의 전쟁 위험 보험료(AWRP) 현황과 그 이면에 숨겨진 물류 시장의 역학 관계를 상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홍해: 휴전이 가져온 ‘불안한’ 평화, 그리고 여전한 딜레마

지난 10월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이후 홍해 지역은 모처럼 숨통이 트였습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상선에 대한 공격을 잠정 중단하고, 약 5개월간 억류했던 ‘Eternity C’호의 선원들을 석방하면서 물리적인 위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즉각적으로 보험 시장에 반영되었습니다. 가자 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2023년 11월 이래, 홍해 항로의 전쟁 위험 보험료는 현재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휴전 전 선체 가치의 0.5%에 달했던 요율은 최근 약 0.2%까지 떨어졌죠.

이처럼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자, 비용 절감을 원하는 용선주(Charterer)들을 중심으로 홍해 항로 이용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박을 소유한 선주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이들은 여전히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운임을 살펴보면 이러한 딜레마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12월 4일 기준, 아랍 걸프에서 영국 및 유럽 대륙으로 석유 제품(65,000톤급 LR1)을 운송할 때, 홍해를 통과하는 운임은 톤당 52.3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거리가 더 멀고 연료비가 더 많이 드는 희망봉 우회 경로는 톤당 50.77달러였습니다.

즉, 물리적 거리는 홍해가 짧지만, 리스크 비용이 포함되면서 오히려 운임이 더 비싸게 형성된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동량 회복세 역시 더딥니다. 바브 엘 만데브 해협의 일일 평균 선박 통행량은 11월 30일 주간 기준 37척으로 전년 동기(34척)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쟁 이전의 70척 이상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을 “정상화가 아닌, 언제든 다시 깨질 수 있는 일시적 멈춤”으로 정의하며, 섣불리 항로 복귀를 결정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흑해: 드론 공격과 보복 예고… 치솟는 물류비

홍해가 소강상태라면, 흑해는 ‘일촉즉발’의 위기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해양 인프라에 대한 공격 빈도를 높이면서 이 지역의 안보 리스크는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11월 28일 이후, 러시아 항구를 자주 기항하던 유조선 3척이 공격받았다는 소식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Kairos’호와 ‘Virat’호에 대한 드론 작전을 확인해주며 긴장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월 2일, 우크라이나 항구와 이를 돕는 국가의 선박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며 맞불을 놓았죠.

이러한 ‘강 대 강’ 대치 국면은 즉각적인 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흑해 항구로 향하는 선박의 보험료율은 11월 중순(0.25%~0.30%) 대비 무려 250%나 치솟았습니다. 원유 수송에 대한 추가 전쟁 보험료(AWRP) 역시 10월 말 배럴당 65센트에서 12월 4일 기준 85센트로 급등했고,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선박의 요율 또한 기존 0.4%에서 0.8%~1%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은 고스란히 물류비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흑해에서 서인도(West Coast India)로 향하는 수에즈막스급(140,000톤) 러시아 원유 운반선의 운임은 불과 일주일 사이 톤당 42.86달러(11월 27일)에서 48.21달러(12월 3일)로 껑충 뛰었습니다.

러시아가 올해 흑해를 통해 약 144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우크라이나가 2,590만 톤의 곡물을 수출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비용 상승은 글로벌 에너지 및 식량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지금 전 세계 바다는 ‘홍해의 불안한 안정’과 ‘흑해의 격해지는 파도’라는 두 가지 상반된 리스크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홍해는 리스크가 줄었음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흑해는 지정학적 갈등이 실질적인 물류비용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트레드링스는 고객 여러분이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물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장의 변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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