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연말이면 보통 물동량이 줄어들며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이제 좀 안정되나’ 싶었던 해상운임이 다시 널뛰고있기 때문입니다.
비수기임에도 선사들은 배를 줄이며 운임을 방어하고 있고, 화주들은 다가올 춘절(Lunar New Year) 걱정에 벌써부터 물량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잠잠해질 줄 알았던 홍해 리스크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죠.
과연 이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아니면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새로운 파도의 시작일까요?
“비수기 맞아?” 다시 꿈틀대는 태평양 노선
4분기는 전통적으로 물류 시장의 비수기입니다. 하지만 최근 태평양 컨테이너 시장은 예외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Freighto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 서안(West Coast) 향 운임은 약 8%(200달러) 상승하여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2,100달러 선을 기록했습니다. 수요가 낮은 시기임에도 운임이 오르는 이유는 선사들이 임시 결항(Blank Sailing)을 늘리며 공급을 조절하고, 2주 단위로 운임 인상(GRI)을 시도하며 가격 방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미 동안(East Coast)의 상황은 지표와 체감 가격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운임 지표는 3%가량 하락한 3,000달러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주 실제 일일 가격(Daily prices)은 오히려 300달러가량 반등하여 현재 3,35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 10월 초 기록했던 저점보다는 높은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춘절 앞둔 ‘밀어내기’와 유럽발 운임 급등
이번 운임 급등세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단순한 선복 조절 때문만이 아닙니다. 다가오는 ‘춘절(음력 설)’을 대비해 화주들이 예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장들이 춘절 연휴로 몇 주간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수입업체들은 보통 미리 주문을 넣곤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2024년과 마찬가지로 ‘홍해 리스크’라는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이에따라 화주들은 춘절 이후에도 홍해 우회 운항이 계속될 경우 화물 인도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우려해, 아예 지금 재고를 확보해 두려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이렇게 ‘선제적 물량 확보(Early start)’ 수요가 몰리면서 운임은 수직 상승하고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아시아-북유럽 운임은 11% 올라 2,700달러를 돌파했고, 지중해 노선은 15%나 급등하며 3,850달러(일일 가격 4,000달러 상회)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여름 성수기 이후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준으로, 화주들의 불안 심리가 시장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홍해 항로 재개 시나리오: 혼란 혹은 기회?
최근 머스크(Maersk)가 2년 만에 홍해 시범 운항을 시도하고 ONE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여전해 전면적인 복귀에는 장벽이 높습니다.
하지만 만약 홍해 항로가 완전히 재개된다면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전문가들은 홍해 복귀 시 약 200만 TEU의 선복량이 시장에 다시 풀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요한 점은 복귀 직후의 상황입니다. 선박들이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유럽 허브 항만에는 극심한 선박 쏠림(Bunching)과 혼잡이 발생하고, 반대로 선사들이 회전율을 높이려다 보니 극동 지역 항만에서는 컨테이너 장비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복귀 초기에는 오히려 혼란으로 인한 지연과 운임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급 과잉 속 변수, 2026년 물류비 향방은?
홍해 항로 복귀로 인한 항만 혼잡이 해소되고 나면, 시장은 근본적인 공급 과잉(Oversupply)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해 복귀는 이미 공급이 넘치는 시장에 더 많은 가용 용량을 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비록 2026년에는 신조 선박 인도가 2025년보다는 줄어들겠지만, 2027년과 2028년에 다시 높은 수준의 인도가 예정되어 있어 전반적인 공급 증가가 운임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클 전망입니다. 설령 홍해 우회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늘어나는 공급량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춘절 이전 선적 스케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집중하시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기조 속에서도 홍해 사태와 같은 돌발 변수가 언제든 운임을 자극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리드타임을 유연하게 관리하는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