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이 이 상황을 틈타 운임 인상에 잇달아 나서고 있습니다. 화물량 자체는 부진한데도 운임은 오히려 오르고 있는, 다소 역설적인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중동 분쟁· 봉쇄·유가 3중 악재, 해상 운임 끌어올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기준으로 보면,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은 전주 대비 2% 오른 TEU당 1,452달러,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2,38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지중해 노선은 TEU당 2,360달러로 2%, 40피트 기준으로는 3,238달러로 무려 5%나 뛰어올랐습니다.
태평양 노선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상하이~미국 서안 운임은 40피트 기준 1,940달러로 약 5% 상승했고, 상하이~미국 동안은 2,717달러로 1% 올랐습니다.
해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3월 초 시장 물동량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중동 분쟁에 대한 시장 불안과 유가 상승, 수에즈 서비스 재개 지연을 틈타 3월 중순부터 추가적인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 인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불안 심리만으로 운임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운임, 얼마나 더 오를까요
선사들이 공개한 인상 목표가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아시아~북유럽 노선은 TEU당 2,200달러, 40피트 기준 4,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고, 아시아~지중해 노선은 TEU당 4,200달러, 40피트 기준 5,600달러까지 인상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지중해 노선은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으로 페르시아만 방면 화물이 터키를 경유하는 내륙 루트로 우회하면서, 해당 노선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태평양 노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태평양 노선 선사들은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40피트 컨테이너당 2,000~3,000달러의 운임 인상을 신청해 둔 상태로, 연간 서비스 계약 협상이 한창인 시점과 맞물려 화주들의 부담이 이중으로 가중되고 있습니다.
연료비도 문제입니다 — LSFO 톤당 800달러 돌파
운임 인상의 또 다른 축에는 가파르게 오르는 선박 연료비가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봉쇄된 탓에 중동산 연료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동은 세계 최대 벙커링(선박 연료 보급) 항구인 싱가포르 연료유 수입량의 약 35%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처입니다. 그 싱가포르에서 저유황 연료유(LSFO) 가격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톤당 8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 연료비 상승분은 BAF(벙커 조정 할증료)라는 이름으로 운임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화주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주들은 지금 ‘절망’ 수준입니다
공격적인 운임 인상과 할증료 폭탄 앞에서 화주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글로벌화주포럼(GSF) 의장 제임스 훅햄(James Hookham)은 지난 한 주 사이 선사들과 항공사들이 경쟁하듯 쏟아낸 “할증료 러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큰지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한 호주 수출업체는 이번 할증료로 중동 수출 비용이 25만 달러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MSC가 이른바 ‘항차 종료(End of Voyage)’ 명목의 800달러 할증료를 전격 발표하면서 그 추가 비용이 단숨에 60만 달러로 불어났습니다.
훅햄 의장은 “이런 행동이 바로 화주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할증료가 계약 운임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까지 불어났지만, 이를 고객사·소비자·공급업체로부터 되돌려 받기까지는 긴 협상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공백 기간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화주의 장부에 예산 초과와 운전자본 증가로 남게 됩니다. 특히 중소 화주(SME)에게는 경영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그는 경고했습니다.
물론 모든 선사가 같은 입장은 아닙니다. 오만항공 화물 책임자 마이크 더건(Mike Duggan)은 “시장을 약탈하고 싶지 않다. 그런 행동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교통부는 유럽 최대 선사인 머스크(Maersk)와 MSC 임원들을 불러 ‘국제 해운 운영’과 관련한 공식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물류 담당자가 해야 할 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수에즈 운항 재개 지연, 유가 상승이라는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맞물려 있는 지금, 이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동 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실무 대응의 속도가 곧 경쟁력입니다. 선사별 할증료 정책과 노선별 운임 변동을 촘촘히 모니터링하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복수의 운송 루트를 미리 검토해 두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내 화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운임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가시성이 곧 리스크 관리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물류 환경 속에서 트레드링스는 여러분이 더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