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테이너 체류시간 21일, 창고 가동률 89% 전망… 한국 물류 담당자가 지금 알아야 할 3가지 핵심 대응 전략은?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입니다.
최근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미국 화주들이 대거 아시아-미국 노선에서 아시아-유럽 노선으로 화물을 우회시키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로 인해 아시아-유럽 해상운송에 전례 없는 용량 증가와 혼잡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대로라면 6월에 대재앙(carnage)이 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것 입니다. 북유럽 항만에서 컨테이너 체류시간이 최대 21일까지 증가하고 창고 가동률이 89%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오늘은 아시아-유럽 해상운송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변화와 그 원인, 그리고 한국 수출기업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미국 화주들의 화물 리디렉션으로 인한 아시아-유럽 해상운송 모멘텀 급증
1-1. 사상 최대 용량과 예상치 못한 운임 상승
글로벌 해운 분석기관 Xeneta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중순 아시아-북유럽 노선의 주간 컨테이너 용량이 336,800 TEU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입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기인 2021년 11월의 기록을 상회하는 수준이죠.
놀라운 점은 이러한 용량 증가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2분기 초반에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이 시기는 해운 수요가 낮아 선사들이 항차를 줄이는 때인데, 지금은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Xeneta의 Peter Sand 분석가는 “운송사들은 무언가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신경질적인 시장을 암시하지만, 운임에 상승 압력을 주려면 수요도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표 1: 아시아-북유럽 컨테이너 용량 추이 (2020-2025)
연도 | 기간 | 평균 용량(TEU) | 최대 용량(TEU) | 증감률(%) | 주요 영향 요인 |
---|---|---|---|---|---|
2020 | 1월-4월 14일 | 248,500 | 263,200 | +5.9% | 코로나19 초기 물류 차질 |
2021 | 1월-5월 | 301,400 | 336,800* | +11.7% |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2021.3) |
2025 | 4월 14일 기준 | 347,200 | 347,200 | +3.2% | 미국 관세 회피 화물 우회 전략 |
운임 동향도 이례적인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Xeneta의 4월 15일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북유럽 현물 운임은 FEU당 $2,457로 4.8% 상승했으며, 아시아-지중해 노선도 6.8% 오른 $3,270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완전히 대조적으로, 미국 노선의 운임과 용량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미국 동부/서부 연안 운임은 1월 이후 각각 42%, 50%나 급락했으며, 미국행 블랭크 세일링(취소된 항차)은 3주 만에 60,000 TEU에서 367,800 TEU로 513% 폭증했습니다.
이렇게 같은 시기에 미국 노선은 급감하고 유럽 노선은 급증하는 현상은 분명히 화물의 대규모 우회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대해 Sand는 “이런 기록적인 용량과 운임 상승이 관세 위협의 결과로, 화주들이 원동(Far East)에서 미국 대신 유럽으로 화물을 재배치하고 있는 것인지가 핵심 질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2. 왜 갑자기 유럽으로? 미국 관세 피하려 ‘화물 우회’ 대거 발생
이러한 전례 없는 아시아-유럽 노선의 물동량 급증과 미국 노선의 급감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최근 극도로 심화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때문입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는 ‘Liberation Day(해방의 날)’ 관세라 불리는 과감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4월 9일 관세 발효 직후 하루 만에 대부분 국가에는 3개월 유예가 발표되었지만, 중국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되어, 4월 17일 기준, 미국은 중국에게 최대 245%라는 어마어마한 관세를, 중국은 미국에게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극단적 상황에 이르렀죠.
이에 따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물건을 만드는 회사들이 관세 부담이나 불확실성을 피하려고 유럽으로 화물을 돌리고 있는 것 입니다.
이런 ‘화물 우회’가 실제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바로 미국으로 가려던 배들이 대거 취소된 데이터에서 나타납니다. 앞서 Xeneta의 발표처럼 단 몇 주 만에 미국 노선의 취소된 배(블랭크 세일링)가 6만 TEU에서 36만 7천 TEU로 5배 이상 폭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물량이 미국 대신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 노선 운임은 오르는데 반해 미국 노선의 운임은 떨어지는 운임 시장의 역전 현상 (미국 동부/서부 운임이 1월 이후 42%, 50% 급락한 것과 대비)도 이러한 화물 이동 변화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라고 볼 수 있죠.
2. ‘설상가상’ 북유럽 항만: 원래도 복잡했는데 새 물량까지 몰려 비상
자, 그럼 이렇게 미국 관세를 피해 유럽으로 방향을 튼 화물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바로 북유럽 주요 항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시아에서 오는 엄청난 양의 배들이 늘기 전부터 북유럽 항만들은 이미 여러 가지 이유로 복잡한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새 물량이 쏟아지기 전부터 항만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죠.
현재 북유럽 항만이 겪는 혼잡의 주요 원인은 다양합니다.
- 잦은 기상 악화: 최근 북유럽을 강타한 겨울 폭풍 등 악천후로 항만 운영이 지연되었습니다.
- 노동 쟁의: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나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되면서 하역 작업에 차질이 생깁니다.
- 인프라 및 장비 문제: 오래된 항만 시설이나 크레인 장비로는 점점 커지는 초대형 선박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 홍해 사태 영향: 홍해 불안정으로 배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멀리 돌아가면서, 배 한 척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선박 회전율)이 느려져 전체적으로 쓸 수 있는 배가 줄어든 것도 유럽 항만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북유럽 항만 혼잡은 이미 심화되어 있었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현재 북유럽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평균 체류 시간이 6.34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늘었고, 로테르담이나 앤트워프 같은 곳은 실제 체류 시간이 10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항만 야드도 꽉 차서 배들이 오래 기다리고 있습니다.
표 2: 북유럽 주요 항만 컨테이너 체류 시간 (2025년 4월 기준)
항만 | 컨테이너 체류 시간 (일) | 야드 가동률 (%) | 선박 대기 수 |
---|---|---|---|
로테르담 | 7.2 | 89 | 18척 |
앤트워프 | 6.8 | 92 | 15척 |
함부르크 | 5.9 | 84 | 12척 |
평균 | 6.34 | 88.3 | 15척 |
• 출처: Kuehne+Nagel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및 추가 조사 자료 종합
이처럼 북유럽 항만은 원래도 다양한 문제로 숨 가쁜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미국 관세를 피해 우회한 엄청난 양의 화물까지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항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혼잡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3. 6월에 ‘대혼란’ 가능성 왜 나오나? 경고등 켜진 미래 예측
현재도 심각한 북유럽 항만 혼잡, 그런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류 전문가들이 특히 6월에 ‘대혼란(carnage)’이 올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하는 것은 바로 지금의 혼잡한 상황에 4월에 아시아에서 출발한 기록적인 양의 화물이 더해지는 시점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6월일까요?
아시아에서 북유럽까지 배가 가는 데는 보통 50일 이상이 걸립니다. 따라서 4월 중순부터 말까지 아시아에서 출발한 사상 최대 물량의 배들이 6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북유럽 항만에 도착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여러 문제로 복잡한 항만에 엄청난 수의 배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항만 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극심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혼란’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구체적인 전망 데이터는 6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할지를 보여줍니다.
- 선박 대기 시간 급증: 배가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현재 평균 7~9일에서 6월에는 무려 14일에서 심지어 21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배가 항구에 들어오기까지 하염없이 바다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창고 공간 부족: 항만 혼잡으로 컨테이너 반출이 늦어지면서 내륙 창고 적체가 심화됩니다. 현재 가동률이 81~85%인 창고들이 6월에는 89%까지 치솟아 물건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운임 추가 상승: 수요는 몰리고 배와 항만은 부족해지면서 운송 비용도 치솟습니다. 6월에는 현재 FEU당 2,457달러인 운임이 28% 더 올라 3,150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물류가 늦어지는 문제를 넘어 우리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줍니다.
- 배송 및 납품 지연: 어렵게 유럽에 도착한 물건도 항만과 내륙 운송에서 발이 묶여 최종 고객이나 생산 기지에 제때 전달되지 못합니다.
- 생산 및 재고 문제: 유럽 현지 생산 라인에 부품을 조달하는 기업은 부품 공급이 끊겨 생산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판매를 위한 완제품 재고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판매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 추가 비용 발생: 운송 지연으로 인한 선박 대기료, 창고 보관료, 급하게 대체 운송 수단을 찾아야 하는 비용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크게 늘어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합니다.
- 물가 상승 압력: 물류 비용 증가는 기업들의 부담을 높이고, 이는 최종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유럽 현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습니다.

4. 물류 혼란 시대, 한국 기업의 대비 전략: ‘이것’ 없으면 필패
이렇게 복잡하고 심각한 물류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한국 기업들, 특히 유럽으로 수출하거나 유럽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다가올 6월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당장 고려하고 실행해야 할 몇 가지 현실적인 전략이 있습니다.
- 내 화물 위치 및 상황 실시간 파악: ‘가시성’이 모든 대응의 시작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내 화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TRADLINX Ocean Visibility와 같은 실시간 가시성 솔루션은 필수적인 무기입니다. 이러한 솔루션을 활용하면 선박 위치, 항만 혼잡 상황, 그리고 내 화물의 예상 도착/처리 지연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내 화물이 지금 바다 위에 있는지, 어떤 항만에서 대기 중인지, 언제쯤 하역될 예정인지’ 등의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고, 다른 경로를 찾거나, 내륙 운송 및 재고 계획을 조정하는 등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류 파트너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최신 정보를 공유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특정 항만 의존도 낮추고 대안 찾기: 로테르담이나 앤트워프 등 주요 항만이 극심한 혼잡으로 마비될 경우를 대비해야 합니다. 평소 주로 이용하는 항만 외에 다른 북유럽 항만(함부르크, 르아브르 등)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남유럽/지중해 항만까지 포함하여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여러 대안 경로와 파트너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 항만 이후 내륙 운송 계획도 꼼꼼하게: 항만에서 하역하더라도 내륙 운송(트럭, 기차, 바지선)에서 병목이 발생하면 결국 최종 목적지까지 화물이 제때 전달되지 못합니다. 항만 혼잡이 심할수록 내륙 운송의 부담도 커지므로, 트럭 운송 외에 철도나 바지선을 이용하는 ‘복합 운송’ 옵션을 적극 고려해 보세요. 다양한 내륙 운송 옵션을 미리 확보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 재고 전략 재점검 및 유연성 확보: 예상되는 운송 및 내륙 지연에 대비해 필수적인 제품이나 부품은 안전 재고 수준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재고 증가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니, 제품의 중요도, 운송 리드 타임의 불확실성, 잠재적 판매/생산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명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미국 관세 정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이미 여러 문제로 숨 가쁜 북유럽 항만에 새로운 압력을 가하며 심각한 혼잡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4월에 출발한 사상 최대 물량이 도착하는 6월이 되면, 항만과 내륙 운송 시스템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항만 마비는 단순히 물류 지연을 넘어 우리 기업들의 생산과 판매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최종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과거 팬데믹 시기 이상의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거나 상황이 저절로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항만과 운송 수단을 유연하게 활용하며, 물류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는 기업만이 이러한 불확실한 시대의 물류 위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내 화물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실시간 가시성 확보’는 모든 대응 전략의 시작이자 필수적인 핵심 역량입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의 물류 전략을 데이터 기반으로 점검하고, 다가올 6월의 도전에 철저히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