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급망 대란: 터미널 운영 시스템 오류가 드러낸 물류 자동화의 민낯과 그 파급효과

2024년, 11월 14일
인도 남부 물류 위기: 디지털 전환 실패가 드러낸 물류 인프라의 취약성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인도 물류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첸나이 항구의 만성적인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카투팔리(Kattupalli)와 에노르(Ennore) 터미널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실패하면서, 인도 전체의 공급망이 혼란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컨테이너 체류 시간이 급증하고 물류 비용이 폭등하면서, 수출입 지연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놀라운 비율의 지연”이라고 표현하며,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첸나이 항구 물류의 구조적 취약성

첸나이 항구의 위기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노후화된 인프라와 부족한 처리 능력은 오래전부터 문제였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 전자제품과 하이테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급증하면서, 기존 시설로는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카투팔리와 에노르 터미널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두 터미널은 첸나이 항구의 부담을 덜어주며 인도 동부 해안의 새로운 물류 허브로 자리잡았고, 많은 정기선사들의 핵심 기항지가 되었습니다.

인도 남부 물류 위기: 디지털 전환 실패가 드러낸 물류 인프라의 취약성

디지털 전환 실패의 도미노: Form 13 시스템 마비

아다니 그룹의 야심찬 터미널 운영 시스템 도입은 인도 공급망의 현대화를 위한 중요한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핵심 서류인 Form 13의 발급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큰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Form 13은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이것은 컨테이너가 터미널에 진입할 수 있는 필수적인 허가 문서로, 관세 당국의 승인 정보와 선사의 적재 목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종이 문서로 처리되던 것이 최근 전자문서(E-Form 13)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물류 자동화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컨테이너가 실제로 항구에 도착하기 전에 모든 관세 승인 절차를 미리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 오류로 인해 이러한 장점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Form 13 발급이 지연되면서, 수많은 트럭들이 터미널 앞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했고, 이는 전체 물류 흐름의 마비로 이어졌습니다.

수출입 지연과 물류 비용의 연쇄 폭등

시스템 장애의 영향은 즉각적인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8월에 139,437 TEU였던 처리량이 9월에는 134,210 TEU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 비용의 급격한 증가였습니다. 컨테이너가 터미널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추가 보관료가 발생했고, 이는 곧바로 운송업체들의 구금 수수료 청구로 이어졌습니다. 화물이 제때 운송되지 못하면서 계약 위약금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비용을 들여 대체 운송 수단을 찾아야 했습니다. 여기에 장시간 대기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추가 운영비까지 더해지면서, 물류 비용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특히 무료 보관 시간을 초과한 컨테이너들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이러한 컨테이너들에 대해서는 고액의 체류 수수료가 부과되었고,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 업체들에게 이는 또 다른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사업 축소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인도 전체의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첸나이 지역의 전자제품과 하이테크 제품 제조업체들은 정시 납품이 중요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 남부 물류 위기: 디지털 전환 실패가 드러낸 물류 인프라의 취약성

업계의 대응과 해결 노력

첸나이 세관 중개인 협회(CCBA)는 이 위기를 “무역에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고 규정하고, 회원들에게 세관 당국에 제출할 고충 사항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당국과의 회의가 진행되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희망의 사례: 비진잠 항구의 성공적인 자동화

그러나 모든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같은 아다니 그룹이 운영하는 비진잠 항구는 성공적인 물류 자동화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7월 시험 운영을 시작한 이후 4개월 만에 약 10만 TEU를 처리했으며, MSC의 초대형 선박을 포함한 46척의 컨테이너선이 기항했습니다. 이는 올바른 준비와 실행이 있다면 성공적인 물류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인도 남부 물류 위기: 디지털 전환 실패가 드러낸 물류 인프라의 취약성

인도 공급망의 미래를 위한 과제

이번 사태를 통해 인도 물류 산업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노후화된 항만 시설입니다.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프라의 전면적인 현대화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자동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계획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번 카투팔리와 에노르 터미널의 사례에서 보듯이, 성급한 시스템 도입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 전에는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며,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대응 체계도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 운영 인력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준비 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전반적인 공급망의 안정성 강화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와 같이 특정 터미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체 물류 체계가 마비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체 물류 루트를 확보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터미널 운영사, 선사, 화주, 운송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물류 자동화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카투팔리와 에노르 터미널의 위기는 물류 자동화가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과제인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인도가 글로벌 제조 허브로 도약하려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러한 물류 인프라의 취약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비진잠 항구의 성공 사례는 올바른 준비와 실행이 있다면 효율적인 물류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인도의 물류 산업이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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