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서아프리카(WAF)에서 출발하는 원유 유조선(Drty Tanker) 운임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10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운임이 상승한 이유는 중국이 새롭게 도입한 ‘특별 항만 수수료’와 유럽행 물동량에 대한 수요 증가가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두 요인은 초대형 유조선(VLCC)과 수에즈막스(Suezmax) 선박 시장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오늘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복합적인 운임 상승의 원인을 심층 분석해보겠습니다!
중국 항만 수수료 불확실성, VLCC 시장을 흔들다
최근 VLCC 운임 상승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 교통부가 발표한 새로운 규제입니다. 10월 10일 발표되어 14일부터 시행된 이 정책은 미국과 연관된 선박에 특별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발표는 서아프리카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VLCC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S&P Global Commodity Insights의 Platts 평가에 따르면, 10월 14일 서아프리카-극동 노선(26만 톤 기준) 운임은 톤당 $33.52를 기록하며, 중국 발표 직전인 10월 9일 대비 무려 23%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 관계자들이 이번 운임 상승이 실제 선박 수급에 따른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센티멘트(시장 심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는 점입니다. 즉, 당장 중국에서 하역 가능한 선박이 줄어 발생하는 실질적인 병목 현상보다는, 새로운 규제가 야기한 시장의 불안 심리가 운임을 끌어올리는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페르시아만(PG)에서 출발하는 일부 VLCC 화물이 이미 높은 운임에 계약되기는 했지만, 서아프리카(WAF) 시장의 실제 분위기는 10월 15일 오전에 3건의 신규 화물이 보고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선박 중개인들은 이 신규 화물들이 w90 초반대에서 계약될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러한 운임 상승세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런던의 한 VLCC 중개인은 “많은 선주가 새로운 규제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대서양 시장의 공급이 다소 부족한 것과 달리 페르시아만(PG)의 펀더멘털은 비교적 균형이 잡혀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현재로서는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으며, 결국 선주들이 현재의 심리적 상승 분위기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견조한 유럽 수요가 이끈 수에즈막스 운임 상승
한편, VLCC 시장이 중국발 이슈로 들썩였다면, 한 체급 아래인 수에즈막스(Suezmax) 시장은 유럽의 강력한 수요가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며칠간 서아프리카(WAF) 수에즈막스 시장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10월 14일, 13만 톤급 서아프리카-영국/유럽 대륙 노선 운임은 톤당 $21.08을 기록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10월 10일 대비 14%, 10월 3일 저점 대비 23% 상승한 수치입니다.
선박 중개 소식통들은 이러한 강세의 주된 원인을 중국의 항만 수수료 소식이 아닌, 유럽행 원유 화물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VLCC는 장거리 운항의 경제성 때문에 주로 극동 아시아로 향하는 반면, 수에즈막스의 주요 하역지는 북서 유럽과 지중해였습니다. 즉, 수에즈막스 시장은 중국발 이슈의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있었던 셈입니다.
유럽의 한 수에즈막스 중개인은 “(운임 상승은) 가용 선박 리스트가 매우 빠듯해졌기 때문”이라며, “미국 걸프만과 흑해-지중해 노선 운임이 급등(w145 기록)하며 선박 공급이 제한된 것이 시장 상승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VLCC 운임 강세가 수에즈막스 운임을 동반 상승시킬 수는 있으나, 중국발 이슈가 수에즈막스 시장의 ‘주요 요인(major thing)’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예측 불가능성 속 단기 강세 전망
현재 서아프리카(WAF) 원유 유조선 시장은 VLCC와 수에즈막스 선형이 각기 다른 동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두 시장의 단기 전망은 모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VLCC 운임의 향방은 선주들이 현재의 상승 심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으며, 수에즈막스 시장은 최근 몇 주간 보여준 높은 수요 변동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에즈막스 시장에 대해서는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한 유럽 중개인은 “평소처럼 일부 등락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운임이 양호한 수준(healthy levels)을 유지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