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가고, CMA CGM은 멈췄다… 다시 안갯속으로 빠진 홍해 항로, 화주의 선택은?

2026년, 1월 21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수출입 물류 현장에 계신 담당자분들이라면 최근 아침마다 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셨을 겁니다. 글로벌 해운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연속’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주는 해운 업계의 양대 산맥인 머스크(Maersk)와 CMA CGM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주었습니다. 지난주,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머스크가 홍해 항로 복귀를 공식 발표하며 시장 정상화의 기대감을 높인 것과 달리, 이번 주 CMA CGM은 오히려 입장을 180도 선회하여 홍해 노선 이용 계획을 전면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뱃머리를 홍해로 돌리겠다는 선사가 나오더니, 이번 주에는 다시 희망봉으로 우회하겠다는 선사가 나오는 상황.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선사들의 엇갈린 신호는 과연 우리 물류 시장에 어떤 의미를 던지고 있는 걸까요? 오늘 트레드링스 아티클에서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의 배경을 심층 분석하고, 이것이 여러분의 공급망(Supply Chain)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자세히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희망봉으로의 ‘유턴(U-turn)’, CMA CGM의 결정 번복

세계적인 선사 CMA CGM은 최근 고객들에게 짧은 성명을 통해 매우 당혹스러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로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통과하는 항로로의 복귀 계획을 철회하고, 선박들을 다시 아프리카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우회하는 경로로 돌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이 결정이 업계에 더욱 큰 충격을 준 이유는 그 ‘타이밍’ 때문입니다. CMA CGM은 불과 몇 주 전, 2023년 말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통과하는 정기 항로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EU의 ‘아스피데스 작전(Operation Aspides)’ 군함의 호위를 받으며 제한적으로나마 운항을 유지해 오던 그들이었기에, 이번의 본격적인 복귀 선언은 물류 시장 정상화의 신호탄처럼 여겨졌었죠.

하지만 회사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국제 정세(complex and uncertain international context)”라는 짧고 모호한 언급만을 남긴 채, 다시금 우회 항로를 선택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상황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덧붙였을 뿐입니다. 이는 선사가 느끼는 잠재적 위협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함을 시사합니다.

우리 화물은? 구체적으로 어떤 노선이 영향을 받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노선은 CMA CGM의 핵심 간선 항로들입니다.

먼저 북유럽과 중국 및 아시아를 연결하는 두 개의 ‘프렌치 아시아 라인(French Asia Line)’이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아시아와 지중해를 잇는 ‘메디터레이니언 클럽 익스프레스(Mediterranean Club Express)’ 역시 다시 먼 길을 돌아 희망봉을 경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모든 노선이 철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도(India)로 향하는 노선은 이번 결정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통과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CMA CGM French Asia Line 1 (출처: CMA CGM)

시장의 아이러니: 지난주 머스크 vs 이번 주 CMA CGM

이번 사태를 두고 물류 데이터 분석 기업 제네타(Xeneta)의 수석 시장 분석가 데스틴 오주르(Destine Ozuygur)는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이 표현이 딱 들어맞습니다.

지금까지 CMA CGM은 주요 글로벌 선사 중 홍해 복귀에 가장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반면, 세계 2위 선사인 머스크(Maersk)는 “선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가장 위험 회피적인(risk-averse) 태도를 취해왔죠.

그런데 상황이 불과 며칠 사이에 역전되었습니다. 가장 신중했던 머스크가 지난주 인도-미국 동부 해안 노선(MECL)의 수에즈 운하 통과 재개를 발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가장 적극적이던 CMA CGM이 발을 뺀 것입니다. 분석가 오주르는 이러한 상황이 “화주들이 감당해야 할 예측 불가능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형 선사들의 정책마저 이렇게 엇갈리고 수시로 뒤바뀌는 상황에서, 화주들은 공급망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극심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복잡한 국제 정세’,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CMA CGM이 언급한 ‘복잡한 정세’의 이면에는 최근 홍해 인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주 해양 전문지 ‘The Maritime Executive’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는 소말릴란드(Somaliland)에 위치한 이스라엘 거점을 향해 새로운 위협을 가했습니다. 비록 이 위협이 지나가는 상선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을 키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도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은 최근 아시아에 주둔하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Abraham Lincoln Carrier Group)’을 해당 지역으로 급파하여 재배치했습니다. 이는 이란 내부 시위와 억압적인 정권에 대한 미국의 견제 움직임과 맞물려, 언제 어디서 충돌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 머스크나 하팍로이드가 선박 피격이나 근접 위협 등 ‘구체적인 사건’ 직후에 운항을 중단했던 것과 달리, 이번 CMA CGM의 결정은 이러한 ‘잠재적인 불안 요소’만으로도 선제적인 철수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게 합니다.

7일의 시간, 그리고 무너진 신뢰

이번 결정 번복이 실무자들에게 아픈 이유는 단순히 경로가 바뀌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리드타임(Lead Time)’과 ‘신뢰성(Reliability)’의 문제입니다.

제네타(Xeneta)의 데이터에 따르면, CMA CGM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로 복귀했을 때 북유럽 노선의 운송 시간은 기존 105일에서 98일로 감소했습니다. 물류에서 ‘7일’은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엄청난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화주들은 단축되었던 7일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다시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더 뼈아픈 것은 무너진 신뢰입니다. 제네타 측은 CMA CGM의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이 “스케줄 신뢰성(schedule reliability)에 대한 믿음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늘 된다고 했다가 내일 안 된다고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화주는 안전재고를 늘려야 하고 이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수에즈 운하청의 한숨과 우리의 대응

이번 결정은 가자 지구 휴전 이후 지역 안정을 강조하며 물동량 회복을 꾀하던 수에즈 운하청(Suez Canal Authority)에게도 큰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주요 선사들과 소통하며 물동량을 다시 끌어올리려 했던 그들의 노력이 무색해진 셈입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물류 담당자에게 필요한 것은 ‘유연한 대응력(Agility)’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입니다. 특정 선사나 특정 항로의 공지사항만 믿고 기다리기보다는, 다양한 옵션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선사들의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지금, 트레드링스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선박 위치와 최신 물류 데이터를 확인하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변동성이 곧 뉴노멀(New Normal)이 된 글로벌 물류 시장, 트레드링스가 여러분의 가장 확실한 나침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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