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CGM, 미국 신규 항만 수수료 대응 위해 중국 건조 선박 항로 재배치

2025년, 9월 17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해 새로운 항만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해운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14일부터 적용될 이 조치는 선사들의 운영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많은 화주들이 관련 비용의 전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선사 CMA CGM은 화주에게 추가적인 할증료(Surcharge)를 부과하거나 기존 미국 항만 기항 서비스를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대신, 선단 운영 조정을 통해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CMA CGM이 발표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그 배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USTR의 신규 항만 수수료 조치

이번 조치의 핵심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해양 산업 지배력에 대한 연방 조사의 결과로 내놓은 새로운 규제입니다. 이 규제는 중국에서 건조 및 운영되는 선박이 미국 항만에 처음 기항할 경우, 적게는 100만 달러에서 많게는 300만 달러에 이르는 상당한 금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수수료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규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걸쳐 진행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선사 입장에서는 미국 항로를 운영하는 데 있어 새로운 비용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CMA CGM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 선단 재배치

CMA CGM은 USTR의 발표 이후 180일의 유예 기간 동안 “강력하고 적응력 있는 비상 계획(a robust and adaptive contingency plan)”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핵심 대응 방안은 ‘선단 및 운영 조정(fleet and operational adjustments)’, 즉 특정 선박들의 항로를 전략적으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S&P Global의 자매회사인 Sea-Web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CMA CGM이 미국 항만에 투입한 141척의 선박 중 22척이 중국에서 건조되었습니다. CMA CGM은 이 선박들, 특히 선박의 규모가 커 더 높은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는 포스트-파나맥스급 선박들을 미국이 아닌 다른 항로로 재배치했습니다.

구체적인 선박 재배치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CMA CGM Hermes 호 (15,000 TEU급): 상하이에서 건조된 이 선박은 지난 5년간 44회 미국에 기항했으나, 지난 3월 31일 기항을 마지막으로 현재는 아시아-중동을 잇는 ‘Phoenician Express’ 서비스에 투입되었습니다.
  • CMA CGM Osiris 호: Hermes 호의 자매선으로, 지난 4월 오클랜드 기항 이후 마찬가지로 중동 서비스로 노선이 변경되었습니다.
  • CMA CGM Zephyr 호 (15,000 TEU급): 과거 5년간 33회 미국에 기항했던 이 선박은 현재 서아프리카 익스프레스(West Africa Express) 서비스에서 운항 중입니다.

이와 같은 선제적인 선박 재배치를 통해 CMA CGM은 신규 수수료 발생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의 미국 항만 서비스 네트워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연한 대응의 배경과 향후 계획

CMA CGM이 이러한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특정 국가에 치우치지 않은 다각화된 선박 조달 정책에 있습니다. Sea-Web에 따르면, CMA CGM의 현재 활성 컨테이너 선단은 한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274척(218만 TEU)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국 건조 선박은 253척(140만 TEU)입니다. 그 외 일본, 대만, 유럽 등에서도 선박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발주된 신규 선박은 중국 조선소(59척)가 한국 조선소(29척)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CMA CGM의 CFO 라몬 페르난데즈(Ramon Fernandez)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선단의 일부는 중국에서, 일부는 한국에서 건조되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부과되는 어떠한 종류의 규제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미국 내에서 일부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계획하고 작업 중이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여, 향후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도 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국의 새로운 항만 수수료 부과는 해운 선사들에게 중요한 운영상의 도전과제입니다. 이에 대해 CMA CGM은 선박 재배치라는 전략적 결정을 통해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회피하고, 동시에 서비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화주들에게 추가적인 비용 전가 없이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이번 CMA CGM의 사례는 변동성이 큰 국제 무역 규제 환경 속에서, 선사의 전략적인 선단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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