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의 대중 제재가 ‘디지털 물류 플랫폼’까지 확대 중..

2025년, 3월 27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철강, 전기차, 태양광, 조선 산업 등 주로 눈에 보이는 ‘물리적 대상’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제재는 한 발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영역, 바로 ‘데이터’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중앙에 선 것이 바로 ‘LOGINK’라는 이름의 물류 소프트웨어입니다.

LOGINK는 중국 교통운수부가 개발하고 통제하는 글로벌 물류 정보 시스템으로, 2023년에도 한 차례 미국 의회에서 규제 대상에 올랐던 플랫폼입니다. 당시엔 법안 통과에 실패하며 조용히 가라앉았던 이슈였죠.

하지만 2025년 3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청문회에서 LOGINK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공식 회의석상에서 관계자들은 LOGINK를 단순한 물류 관리 툴이 아닌, 공급망 전체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중국 정부의 ‘디지털 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미국의 무역과 안보를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고 주장한 것이죠.

도대체 LOGINK는 어떤 플랫폼이길래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변화는 단순한 기술 이슈를 넘어, 글로벌 물류 산업과 디지털 주권의 판도에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왜 지금, 다시 LOGINK인가?’, 그리고 ‘물류 소프트웨어를 향한 미국의 시선 변화’를 중심으로, 이 흐름이 품고 있는 보다 깊은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2. 디지털 공급망까지 번진 미국의 제재 – 지금 무슨 일이?

2025년 3월, 워싱턴 D.C.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주최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해운·조선·물류 산업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주제가 강하게 부상했습니다.

바로 ‘LOGINK’라는 이름의 중국 물류 플랫폼입니다.

그동안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했던 이 시스템이, 미국 정부의 공식 청문회장에서 “미국의 물류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핵심 이슈로 등장한 것입니다.

LOGINK는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국가물류정보교환센터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화물의 위치, 운송 경로, 통관 정보, 선박 스케줄 등의 물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중국 내부 18개 성의 지역 물류 플랫폼과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전 세계 24개국 이상의 항만과 데이터 연동 협약을 맺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이기도 합니다.

공청회에서 LOGINK가 이슈로 떠오른 건 단순한 해운 플랫폼 논의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측은 이 시스템이 물류 데이터를 중국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 내 물류 흐름, 군수물자 이동, 공급망 구조 등 민감한 정보가 중국 정부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죠.

실제로 미국 철강노조(United Steelworkers)의 대표 데이비드 맥콜(David McCall)은 청문회 자리에서 “이 소프트웨어는 중국 공산당(CCP)에게 모든 선박이 무엇을 싣고 있는지, 그리고 통관 구성 요소 때문에 모든 화물 단위의 가격까지 상세하게 보여준다”며 LOGINK가 단순한 물류 소프트웨어가 아닌, 경제적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공청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역시 이 문제를 단순한 기술적 우려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LOGINK는 미국의 민간 기업, 항만, 심지어 군사적 이동까지 일부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면서, “이제는 플랫폼도 안보다”라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청문회 이후 미국은 현재 LOGINK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컨테이너당 200달러의 수수료 부과: LOGINK를 사용하는 항만에 비용 부담을 가해 사용을 억제하려는 전략입니다.
  • 군수물류 연동 차단: 군 관련 물류는 LOGINK와 연계된 항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 사이버 보안 보고 의무화: LOGINK를 사용하는 항만이나 물류 업체가 해킹 등 보안 위협을 겪었을 경우,
    24시간 내 해안경비대에 보고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3. 왜 지금 다시 LOGINK인가, 그리고 이번에는 뭐가 다른가?

사실 LOGINK라는 이름은 이번 공청회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2023년에도 미국 의회는 LOGINK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는데요, 당시에는 국방수권법(NDAA)에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항만에 대해 미군 선박의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끝내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실행 가능성과 현실적 영향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해당 조항에 서명을 거부했고,
LOGINK 제재는 제안 수준에서 멈추게 됐습니다. 다시 말해 2023년은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이를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는 동력과 실행 수단이 부족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이 플랫폼이 다시 워싱턴의 정책 아젠다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당시와는 매우 다른 환경 속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1) 정권 교체, 정책 방향의 급변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정권의 성격 변화입니다.
2025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미국의 대중 정책 기조는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중국과 관련된 디지털 기술, 물류, 제조 분야에 대해 강도 높은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중국산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전면 재검토였습니다.

이전 정부가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했던 이슈들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선제적인 제재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LOGINK 역시 이 기조 속에서 다시 제재 논의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2) 인사의 변화: 해사청(MARAD)의 수장, 브렌트 새들러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정책을 실제로 실행할 인물의 등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사청(MARAD) 청장으로 브렌트 새들러(Brent Sadler)를 지명했는데,
그는 해군 전략가 출신으로, 과거부터 LOGINK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LOGINK를 단순한 물류 시스템이 아닌, 중국이 전 세계 해상 물류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었고, 그 위험성을 군사적·경제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경고해 왔습니다.

실제로 그는 공공 매체와 정책 보고서에서 LOGINK를 언급하며, “이 플랫폼은 정보 주권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위협이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공급망 투명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었죠.

이런 부분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공청회 논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3)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 국제 정세의 변화

2023년에는 LOGINK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실상 미국 단독의 우려로 남았지만, 2025년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본은 2025년 초, 중국산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동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고,
유럽 일부 국가들도 LOGINK의 데이터 보안 수준이 GDPR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등도 자체 항만 물류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LOGINK 대체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즉, LOGINK는 이제 미국만의 논점이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공급망 안보라는 새로운 국제적 이슈로 확장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다

이처럼 정책 주체, 리더십, 사회 인식, 국제 정세 모든 요소가 달라진 상황에서, LOGINK를 둘러싼 이번 논의는 2023년과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그때는 “해야 할 필요성”은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했던 시기였다면,
지금은 “필요성과 여건이 모두 충족된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앞으로 이어질 정책 방향과 국제 질서에 중요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디지털 공급망 주도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은 어디로 향할까?

LOGINK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이 공청회를 통해 이 플랫폼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디지털 인프라가 이제 국가 안보와 경제 전략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미국은 자국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들도 관련 대응에 나서는 등, 물류 데이터를 둘러싼 국제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LOGINK 이슈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데이터 흐름’이라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 공급망 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디지털 공급망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물류 산업 전반에 걸쳐, 보다 정교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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