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격으로 유조선 ‘활활’… 최악의 원유 유출 재앙 오나?

2024년, 8월 28일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입니다.

지난 21일,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향하던 수니온호가 홍해 인근에서 예멘 후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여파로 23일 화재가 발생한 수니온호가 현재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니온호는 약 15만 톤의 원유를 싣고 있어 만약 화재로 인해 유조선이 침몰하고 화물이 유출될 경우 엄청난 환경 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인데요, 이번 사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과 다른 유조선들의 원유 유출 사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후티 공격 받은 유조선… 어떻게 된 거야?

처음 홍해 사태가 발발한 이후 후티 반군의 선박들을 향한 공격은 멈추지 않았는데요, 이번 공격은 지난 몇 주간 일어났던 후티 반군의 공격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공격입니다.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원유를 싣고 가던 수니온호는 아테네 기반 Delta Tankers가 운영하는 세 번째 선박으로, 8월 21일 오전 3시쯤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 인근 해상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접근한 괴한들에게 총격과 미사일 혹은 드론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완전히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다행히 29명의 선원들은 프랑스 구축함에 의해 하루만에 구조됐지만 이후 후티 반군의 추가 공격으로 8월 23일 선박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아직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EU) 해군에 따르면 “8월 25일 일요일, 선박의 메인 데크에서 최소 5곳 이상 화염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대부분의 화재가 ‘선박의 유조선 해치 주변’에서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 Ocean Visibility를 사용하여 확인한 Sounion 선박의 현재 위치

후티 반군은 지금까지 이 선사의 선박을 3차례나 목표로 삼았는데요, 후티 반군 대변인인 야히야 사리는 해당 유조선의 선사인 ‘Delta Tankers’의 유조선이 팔레스타인 점령지 항구 입국 금지에 대한 사항을 위반해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유가 유출될 경우 최악의 사태 발생

이번 공격으로 인해 이 지역을 통과하는 1조 달러 규모의 무역이 중단되었고, 현재 심각한 갈등으로 인해 황폐해진 수단과 예멘으로의 일부 지원물품의 운송이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그보다 더 심각한 점은 바로 원유 유출의 가능성입니다. 이 선박에는 약 15만 톤의 원유가 실려 있어 만약 원유가 유출될 시, 최악의 원유 유출 사건 중 하나인 엑슨 발데즈호 사건의 4배, 태안 기름유출 사건의 12배에 해당하는 양의 원유가 유출되어 심각한 생태적 재앙은 물론, 이 지역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조선이 현재 표류 중인 홍해 지역은 후티 반군이 공격할 위험이 있어 만약 유출이 발생할 경우, 피해를 완화하고 청소하기 위한 선박을 배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26일 월요일 작전 보고에 따르면 화재는 발생했지만 원유 유출의 “명백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었는데요, 그러나 27일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펜타곤 대변인 패트릭 라이더 소장이 “현재 화재가 발생하고 있으며 원유가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항해 위험과 잠재적인 환경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해 원유 유출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한편, 이는 후티 반군의 의도적인 행동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토요일 성명을 통해 “승무원들이 대피한 동안 후티족은 배와 화물을 바다에 가라앉히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을 통해 후티족은 예멘인과 지역 사회가 생계를 위해 의지하는 어업 산업과 지역 생태계를 파괴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으며, 무모한 공격을 통해 이 지역에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이 전달되는 것을 막았다고”고 밝혀 후티 반군이 해당 선박을 침몰시키려 했음을 확신했습니다.

만약 기름이 유출된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이번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될 경우, 역대 최악의 심각한 사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출 시 어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 동안 있었던 다른 사례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 엑슨 발데즈(Exxon Valdez) 사건 (1989)

1989년 3월 24일, 엑슨 발데즈 유조선이 알래스카 프린스 윌리엄 해협에서 암초와 충돌해 약 41,000톤의 원유가 유출되었습니다. 당시 선박의 조종사가 술에 취해 있었고, 자동항법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피해 규모: 이 사건으로 인해 1,300km 이상의 해안선, 11,000평방마일의 해양이 기름에 오염되었고, 수천 마리의 해양 생물이 사망했습니다. 특히 청어와 핑크 연어의 개체수는 심각한 영향을 받아, 이들의 번식 성공률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해안과 해저에 남은 오염된 기록은 수년간 지속되었으며, 이 지역의 원주민 공동체와 지역 어민들이 어업 산업 등 생계 산업을 이어가는 데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정화 작업을 위해 약 1만 명의 작업자, 1천 척의 선박, 약 100대의 항공기가 동원되는 등 대대적인 정화 작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원유 잔해가 발견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허베이 스피릿(Hebei Spirit)호 사건 (2007)

여러분 모두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허베이 스피릿호 사건은 우리나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바로 그 기름 유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2007년 태안군 앞바다에서 발생했으며, 정박 중이던 유조선인 허베이 스피릿호와 예인선에서 탈출한 크레인 바지선의 충돌로 인해 원유 1,050만 리터가 유출된 대한민국 최악의 원유 유출 사건입니다.

  • 피해 규모: 충남 태안반도와 375km의 해안선이 오염되었으며, 약 4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태안해안국립공원 등 여러 국립공원이 오염되면서 어업과 관광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1,200헥타르의 갯벌 오염, 수많은 해양 생물의 폐사, 2만 명 이상의 어민과 주민들을 포함한 태안 지역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는 등 피해 규모가 막대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와 10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 국제 지원과 함께 대규모 정화 작업을 벌였으며, 총 정화 비용과 보상 비용은 약 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다시 아름다운 바다를 되찾았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태안의 생태계와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3.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건 (2010)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해양 유출 사건은 바로 2010년에 일어난 ‘딥워터 호라이즌’ 사건입니다. 2010년 4월 20일, 멕시코만에서 BP(British Petroleum)가 운영하던 딥워터 호라이즌 해양 시추선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이 폭발로 11명의 작업자가 사망하고, 시추선이 침몰하면서 87일 동안 약 78만 톤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었습니다. 해당 사건은 유출이 1500미터 해저에서 일어나 사람이 접근하지 못해 기름 유출을 막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 피해 규모: 멕시코만 전역의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었으며, 약 6,000마리의 해양 포유류, 10만 마리 이상의 조류가 사망했습니다. 수천 제곱킬로미터의 해양과 해안선이 오염되었으며, 어업 및 관광 산업에 약 5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끼쳤습니다. BP는 배상금과 복구 비용으로 약 650억 달러를 지출했으나, 멕시코 어업 및 해양 생물에 심각한 장기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사건으로 해양 환경 보호와 관련 법규의 강화, 그리고 대규모 사고에 대한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되었습니다.

유조선 사고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국제적인 협력 체계 구축, 유조선 안전 기준 강화, 선박 운항 기술 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유출 사고는 미리 알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의 경우에도 피해 발생 시 최대한 빠르게 피해 상황을 복구할 수 있도록 탄탄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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