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15% 통항료 할인, 왜 선사들은 돌아오지 않나?

2025년, 7월 23일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2025년 5월, 수에즈운하청(SCA)은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안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13만 SCNT(수에즈 운하 순톤수)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90일간 통항료를 15% 할인해주겠다는 내용인데요.

2024년 내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급감했던 운하 수익을 만회하고, 희망봉으로 우회했던 선박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수에즈 운하의 기대와는 달리 대부분의 글로벌 선사들은 여전히 홍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기대에 못 미친 통항료 할인 효과

SCA의 발표에 따르면, 할인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두 달 동안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대형 컨테이너선은 단 10척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프랑스의 CMA CGM이 6척, 스위스의 MSC가 4척으로, 두 선사가 전체 이용량의 전부를 차지했습니다. CMA CGM은 프로그램 시작 직후 ‘CMA CGM 오시리스’호를 투입하며 가장 먼저 화답했고, 이후 ‘CMA CGM 쥘 베른’호와 같은 주력 선박들을 잇달아 통과시키며 운하 이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전반적인 반응은 냉랭합니다. 머스크(Maersk)를 비롯한 다른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여전히 홍해 진입을 주저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컨테이너선 통항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SCA는 자동차 운반선(Vehicle Carrier) 분야에서 중국 BYD의 신조선들이 운하를 이용한 사례를 홍보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컨테이너선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15% 할인보다 무서운 ‘안보 리스크’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복귀를 망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15%의 비용 절감이라는 ‘당근’보다, 여전히 상존하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라는 ‘안보 리스크’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해운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운항 재개 결정은 비용이 아닌 철저한 위험 평가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SCA가 안보 개선을 자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리스 선사의 벌크선 두 척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고 선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는 해적처럼 금전적 이득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파괴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공격은 예측과 방어가 훨씬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유럽 연합의 작전을 펼치며 호위 활동을 벌이고는 있지만, 선사와 선원의 안전을 100% 보장할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통항료 할인이 아닌, 홍해 지역의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 확보가 선행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일시적인 휴전이나 불확실한 합의가 아닌, 모든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다는 국제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 대다수 선사의 희망봉 우회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에즈 운하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떻게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들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선사들의 희망봉 우회 결정은 단순히 운송 기간이 10일에서 14일가량 늘어나는 것을 넘어, 운임 상승, 운항 스케줄의 불확실성 증폭, 그로 인한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주와 포워더 입장에서는 화물이 언제 도착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정보의 부재’가 가장 큰 고통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박의 도착 예정 시간(ETA)이 수시로 변경되는 상황에서, 화물의 현재 위치를 B/L 번호만으로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TRADLINX Ocean Visibility와 같은 가시성 솔루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대체 운송 경로를 모색하는 등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는 정확한 데이터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