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 ‘눈에는 눈’ 격돌, 장기전 돌입하나?

2025년, 4월 14일
미중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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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공방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시절 무역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이 대결은, 단순히 두 강대국의 경제적 충돌을 넘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치적 자존심 대결 양상까지 띠고 있습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즉각 동일한 수준의 보복 관세로 맞서는, 소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치킨 게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관세 폭탄과 중국의 맞대응

상황을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시점에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 관세에 더해 높은 추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 세율은 125%에서 145%에 달하는 수준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해당 품목의 대미 수출길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됩니다.

이에 중국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로 맞섰습니다. 미국이 추가 관세를 발표하자마자,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세율을 84%에서 12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방식은 중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형적인 패권 행위”이며 “글로벌 경제 발전과 산업 공급망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은 관세 외적인 압박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일부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이나 ‘수출 통제 대상 기업’에 포함시켜 중국 내 활동을 제약하고, 첨단 산업의 필수 원자재인 희토류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맞불 관세’, 중국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 무역 분쟁 당시,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다소 수세적인 입장을 보이며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대응은 과거와 사뭇 다릅니다. 미국의 압박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자신감은 크게 세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1. 탄탄한 경제적 기초 체력: 중국은 3조 2천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합니다. 비록 규모는 점차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다음으로 많은 76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금 보유량을 급격히 늘려 2300톤에 육박하는 금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막대한 비축 자산은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며 중국 경제의 안정성을 뒷받침합니다.
  2. 성공적인 무역 다변화: 과거 미국과의 무역 분쟁 이후, 중국은 대미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전체 교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13.7%에서 현재 11.2%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아세안(ASEAN) 국가들, 특히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과의 교역을 크게 늘렸으며, 러시아와의 교역액은 2.3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더라도 다른 시장을 통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3. 내수 시장 확대 및 경기 부양 노력: 중국은 세계 2위 규모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노후 제품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과 같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고, 최저임금 인상, 고용 확대, 유급휴가 보장 등을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하며 내수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수출 부진의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전 태세와 ‘제2의 플라자 합의’ 거부

시진핑 주석은 최근 “부당한 억압이 두렵지 않다”며 자력갱생을 강조, 미국과의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자신감을 넘어 정치적 계산까지 깔린 행보로 보입니다. 4연임을 준비 중인 시 주석 입장에서 미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과거 일본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상시켰던 ‘플라자 합의’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에 빠졌던 교훈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 환율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 중국이 보란 듯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며 ‘환율 전쟁’도 감수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디커플링’ 현실화 우려와 글로벌 경제 파급 효과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0%가 훌쩍 넘는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은 사실상 양국 간 교역 중단을 의미하며, 경제적 분리, 즉 ‘디커플링(Decoupling)’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러한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경우,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특히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 압력에 직면할 수 있으며, 중국 역시 수출 위축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충격이 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는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시장에서 판로가 막힌 중국산 전기차, 생활용품 등이 한국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출구 없는 치킨 게임? 협상 가능성은?

현재 미중 양국 정상 간의 직접적인 대화 채널은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대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단호하게 맞서며 협상보다는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증시 불안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등 경제적 압박에 직면하자 중국 외 다른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것을 두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고리’를 파악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뉴욕타임즈에서 나옵니다. 즉, 여론과 경제 지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정치 시스템과 달리, 강력한 통제력을 가진 중국은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며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안갯속 미중 관계, 세계 경제 향방은?

현재 미중 간의 관세 전쟁은 어느 한쪽의 양보 없이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양국의 자존심 대결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 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되고 디커플링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세계 경제는 극심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시진핑 주석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리고 이 거대한 충돌이 세계 경제와 한반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공방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의 무역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이 대결은, 단순히 두 강대국의 경제적 충돌을 넘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치적 자존심 대결 양상까지 띠고 있습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즉각 동일한 수준의 보복 관세로 맞서는, 소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치킨 게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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