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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행보가 종잡을 수 없습니다. 러시아 파병, 오물 풍선 살포, 미사일 발사 등. 그런데 이번에는 선박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해상 무역에서 AIS(선박 자동 식별 시스템)를 켜고 과감하게 선박을 운항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의 AIS를 끄고 ‘암흑 속 항해’를 해왔습니다.
AIS를 끄면 선박의 위치를 숨길 수 있어 제재 품목의 운송이나 불법 환적 등을 은밀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북한 선박들이 AIS를 켠 채 러시아 항구에 드나드는 모습이 보이면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인 ‘천마산’호까지 최근 러시아 항구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북한의 대담해진 행보는 단순한 해상 무역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3,565 DWT급 유조선인 ‘천마산’호는 2017년 11월 선박 간 석유 환적에 연루되어 2018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 제재 선박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천마산’호의 입항을 거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천마산호가 10월 19일 러시아 보스토니치항에 입항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왜 북한은 갑자기 AIS를 켰을까?
AIS는 선박의 위치, 속도, 항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해상 안전과 사고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AIS를 끄고 운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적을 피하기 위해서나, 군사 작전 수행 중이거나, 기술적인 결함이 일어났을 경우가 해당됩니다. 대부분은 불법적인 활동을 은폐하거나 제재를 회피하려는 게 목적이죠.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군사력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석유와 식량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러시아는 올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갱신을 막았고, 8월에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비롯한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에 굴하지 않고 북한과의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AIS를 켜고 운항한 것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를 대외적으로 정당화시키며, 두 국가의 관계가 여전히 건재하고, 우호 관계나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재확인 시켜주는 행동이라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보안 정보 전문 회사 드래곤플라이의 부국장이자 정보분석가인 바바라 켈레멘은 “북한은 더이상 완전히 고립된 상태가 아니라 러시아, 이란, 중국 간 성장하는 동맹”이라며 “북한이 군사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기술 및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거래… 국제 사회의 대응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불안정을 야기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심화되는 관계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했으며,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군수품과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일본, 한국 및 8개국과 제재 위반을 감시하기 위한 매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불법적인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추가 제재, 불법 해상 활동 감시를 위한 공조 체제 강화,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정보 공유 등의 대비책이 생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