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147명 석학들의 연구가 밝혀낸, 불확실성 시대를 헤쳐나가는 공급망의 생존 공식
- 예측에서 ‘대응’으로, 비용에서 ‘경쟁력’으로. 디지털 기술이 공급망의 게임 체인저가 된 이유를 파헤칩니다.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어제까지 날개 돋친 듯 팔리던 제품이 오늘 갑자기 재고 더미가 되고, 예상치 못한 국제 정세 변화로 핵심 부품 공급이 뚝 끊기는 일. 이제 비즈니스 리더와 물류 담당자들에게 이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경쟁의 룰이 완전히 바뀐 거죠. 좋은 제품, 착한 가격만으론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짜 승부는 ‘누가 더 빠르고, 스마트하며, 유연한 공급망을 갖췄느냐’에서 갈립니다.
그렇다면 이런 격변의 시대를 살아남고, 나아가 시장을 리드하려면 어떤 공급망이 필요할까요? 한두 명의 전문가 의견보다는, 전 세계 수많은 연구자들의 지혜를 모은 곳에서 답을 찾는 게 더 확실하지 않을까요?
오늘 트레드링스가 소개할 연구가 바로 그 답을 담고 있습니다. “민첩성과 디지털 기술을 통한 공급망 경쟁력: 서지 분석(Supply chain competitiveness through agility and digital technology: A bibliometric analysis)”이라는 최신 학술 연구입니다.
까다로운 기준으로 엄선한 핵심 논문 147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이 연구를 통해, 막연한 위기감을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애자일 SCM이란 무엇인가? – 새로운 경쟁의 법칙
본격적인 전략 이야기에 앞서, 새로운 경쟁의 핵심 키워드인 ‘애자일 SCM’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예전의 공급망 관리(SCM)는 ‘린(Lean)’ 철학이 대세였습니다. 낭비를 최대한 줄여서 비용을 아끼는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였죠. 시장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시절엔 정말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엔 어떨까요? 효율성에만 집착하다가는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재고를 극도로 줄인 공급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지니까요.
‘애자일(Agile) SCM’, 즉 ‘민첩한 공급망 관리’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애자일 SCM은 비용 절감을 넘어서, 예측할 수 없는 시장 변화에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를 중시합니다. 오늘 다루는 논문도 이를 ‘공급망 민첩성(Supply Chain Agility, SCA)’이라 부르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구성 가능한 자원과 모범 사례를 활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런 민첩성을 실제로 구현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 DT)’**입니다. AI, IoT, 빅데이터 같은 기술들이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수준의 가시성과 분석 능력을 제공해서, 기업들이 시장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게 돕는 거죠.
한마디로 애자일 SCM은 ‘민첩성’이라는 목표를 ‘디지털 기술’이라는 도구로 달성해서, 결국 ‘공급망 경쟁 성과(Supply Chain Competitive Performance, SCCP)’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새 시대의 경영 전략입니다. 이러한 애자일 SCM은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하는 능력(Dynamic Capability)과 고유한 자원의 경쟁 우위(Resource-Based View)라는 두 가지 경영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왜 지금 ‘애자일 SCM’이 절대적으로 중요한가? – 데이터가 말해주는 현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애자일 SCM이 모든 기업의 화두가 된 걸까요? 학계의 관심도 변화를 보면 그 이유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공급망 민첩성과 디지털 기술 관련 연구가 2016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고, 이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가 ‘애자일 SCM’이라는 데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입니다.
데이터로 본 글로벌 SCM 지형도 – 누가, 어디서 이 혁신을 주도하는가?
그럼 이렇게 중요한 애자일 SCM 혁신은 현재 어떤 산업과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제조업의 압도적인 비중(46%)입니다. 복잡한 글로벌 부품 조달, 여러 단계의 생산 과정, 예측하기 어려운 수요를 다뤄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공급망 민첩성이 기업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지역별 연구 동향
지역별로는 유럽(29%)이 혁신을 이끌고 있고, 남아시아와 미주가 각각 18%로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이 앞선 물류 인프라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자일 SCM의 글로벌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제조업이 중심이 되어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서비스업이나 농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는 역으로 이들 분야에서 애자일 SCM을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면 큰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공하는 공급망을 만드는 7가지 핵심 성공 요인
제조업이 주도하고 유럽과 아시아가 선도하는 애자일 SCM 혁신.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신가요?
전 세계 147편의 연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성공적인 애자일 공급망은 공통적으로 7가지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성과를 낸 기업들의 공통분모입니다.
1. 민첩성의 DNA를 공급망에 심어라 – 완벽한 가시성이 시작이다
민첩한 공급망의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지금 내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도착할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여전히 선사별로 다른 시스템에 접속해 일일이 화물 정보를 확인하고, 엑셀에 복사해 붙여넣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하루 3-4시간씩 단순 데이터 취합에 매달려 있는 동안, 정작 중요한 예외 상황은 놓치기 일쑤입니다. 태풍으로 항구가 폐쇄됐는데도, 파업으로 운송이 지연됐는데도, 며칠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완벽한 가시성 없이는 아무리 좋은 전략도 무용지물입니다.
TRADLINX Ocean Visibility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I가 전 세계 선사와 터미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서, 담당자는 단 하나의 화면에서 모든 화물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AI가 과거 데이터와 현재 상황을 분석해 도착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지연이 예상되면 사전에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담당자가 단순 작업에서 해방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예외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등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첩성의 시작입니다.

2. 공급망 혁신을 전사적 ‘전략 과제’로 승격시켜라
많은 기업이 공급망 개선을 물류팀만의 과제로 여깁니다. 하지만 진정한 민첩성은 CEO부터 현장 직원까지 모두가 한 방향을 볼 때 가능합니다.
애플이 왜 강한지 생각해보세요. 팀 쿡 CEO가 직접 공급망을 챙기고, 전사적으로 재고 회전율을 KPI로 관리합니다. 공급망이 단순한 비용 센터가 아닌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조직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물류 루트를 시도하다 실패할 수도 있고, 신기술 도입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 없이는 혁신도 없습니다. 빠른 실험과 빠른 학습이 민첩성의 핵심입니다.
3.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회복탄력성’을 키워라
코로나19가 증명했듯, 공급망 위기는 이제 일상입니다. 중요한 건 위기를 피하는 게 아니라, 위기가 와도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입니다.
회복탄력성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파트너사가 우리를 우선순위에 둘까요? 대체 공급처를 급히 구해야 할 때 누가 도와줄까요? 평소에 쌓아온 신뢰 관계가 답입니다. 계약서의 조항보다 인간적 신뢰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단순 거래 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세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관계를 만드세요. 경쟁사가 위기에 허덕일 때, 탄탄한 파트너십을 가진 기업은 오히려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를 잡습니다.
4. 불확실성을 다스리는 체계적인 ‘위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수요를 100% 예측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예측이 빗나갔을 때의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이는 리스크만 관리해선 안 됩니다. 파트너사의 재무 건전성, 지정학적 리스크, 기후 변화 영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공급망 다변화가 기본입니다. 한 곳에 의존하는 순간 위험에 노출됩니다. 전략적 안전 재고도 필요합니다. 효율성만 추구하다가는 작은 충격에도 공급망이 마비됩니다.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미리 준비하면, 실제 위기가 와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5. 확보한 민첩성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라
민첩성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더 빠른 납기, 더 정확한 재고 관리, 더 나은 고객 만족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핵심입니다. 시장의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고, 이를 즉시 비즈니스 액션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경쟁사가 회의하는 동안 우리는 이미 실행에 옮기는 속도감이 경쟁력입니다.
예를 들어, SNS에서 특정 제품이 화제가 되는 신호를 포착했다면? 즉시 재고를 늘리고, 물류를 준비하고, 마케팅을 연계하는 통합적 대응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런 민첩한 실행력이 매출과 수익으로 직결됩니다.
6. 첨단 디지털 기술로 ‘스마트 공급망’을 실현하라
AI, IoT,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중요한 건 이 기술들이 우리 비즈니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입니다.
IoT 센서로 실시간 재고를 파악하고, AI로 수요를 예측하고, 블록체인으로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세요. 하지만 개별 기술 도입에 그치지 마세요. 이 모든 기술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낼 때 진정한 스마트 공급망이 완성됩니다.
자동화할 수 있는 건 모두 자동화하세요. 그래야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돕는 도구입니다.
7. 강력한 ‘통합’ 시스템으로 모든 노력을 성과로 만들어라
아무리 좋은 전략과 기술도 사일로에 갇히면 무용지물입니다. 영업, 생산, 물류, 재무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해야 합니다.
데이터 품질이 생명입니다. 잘못된 데이터로 아무리 분석해도 잘못된 결론만 나옵니다. 데이터의 정확성, 일관성, 적시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세요.
파트너사까지 하나의 팀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진정한 협업 체계를 만드세요. 이런 전체 연결(End-to-End) 통합이 있어야 개별 혁신이 전체 성과로 이어집니다.
미래를 선도할 공급망을 향한 제언
지금까지 성공적인 공급망을 만드는 7가지 핵심 성공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이는 우리 공급망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그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시장을 리드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글로벌 SCM 논의는 이미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과제이자 기회입니다.
- 통합적 분석 역량 강화: 단순 데이터 분석을 넘어, 현장의 경험과 같은 질적인 통찰을 결합해 복잡한 공급망 문제를 더 입체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 새로운 시장과 산업으로 통찰 확대: 제조업 중심 논의에서 벗어나, 농업, 서비스업, 에너지 등 아직 혁신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분야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춤형 전략을 개발해야 합니다.
- 전체 공급망 최적화(End-to-End): 개별 기능(조달, 생산, 물류) 최적화를 넘어, 원자재 공급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공급망 전체를 하나로 보고 최적화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 민첩성-기술-성과의 시너지 극대화: 민첩성, 디지털 기술, 비즈니스 성과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내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 지속가능성의 전략적 통합: 환경, 사회, 윤리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를 비용이 아닌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혁신 기술의 선제적 도입: AI, IoT,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공급망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경쟁사보다 먼저 도입해 우리만의 경쟁 우위로 만들어야 합니다.
- 공급망 관리의 전략적 위상 강화: 공급망 관리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기업 전체의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격상시켜야 합니다.
- 회복탄력성 중심의 위험 관리: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넘어, 어떤 예상치 못한 위기가 와도 빠르게 회복하고 더 강해지는 ‘회복탄력성’ 중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 혼합적 접근 방식 채택: 정량적 데이터 분석과 정성적 사례 연구의 장점을 결합한 혼합적 접근으로, 복잡하고 다면적인 공급망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미래 시장의 승자는 ‘민첩성’과 ‘디지털 기술’이라는 두 날개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오늘 살펴본 7가지 핵심 성공 요인은 현재 우리 역량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가 되고, 9가지 미래 과제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됩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우리 기업의 공급망은 예측 불가능한 내일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여정, 지금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