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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명절, 국경절 황금연휴(골든위크)가 다가오면서 해운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특히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 임시 결항) 데이터가 눈에 띄는데요. 올해 골든위크 기간 발표된 블랭크 세일링 수치는 이례적으로 낮습니다. 하지만 폭풍 전 고요함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막판 ‘블랭크 세일링’ 대란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장의 실무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블랭크 세일링의 모든 것과, 2025년 골든위크를 둘러싼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블랭크 세일링 콘텐츠 순서
- 블랭크 세일링이란 무엇인가요?
- 선사들이 배를 띄우지 않는 이유
- 데이터가 말하는 2025년 골든위크의 경고
- 예측 불가능의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1. 블랭크 세일링이란 무엇인가요?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은 정기선 운항 계획에서 특정 항차의 운항을 취소하거나, 예정된 기항지 중 일부를 건너뛰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시 결항’ 또는 ‘공백 결항’으로 번역되며, 화주 입장에서는 예약했던 배가 예고 없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상하이-싱가포르-로테르담 순으로 기항하는 노선에서 선사가 상하이 기항을 취소하는 것이 블랭크 세일링의 한 형태입니다. 때로는 노선 전체 운항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이는 화물 운송 일정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게 만들어 공급망 전체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낳습니다.
2. 선사들이 배를 띄우지 않는 이유
선사들이 멀쩡한 배를 묶어두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적 판단의 결과물입니다.
- 수요와 공급의 원리: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수요 예측입니다. 중국의 국경절이나 춘절처럼 대규모 연휴 기간에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수출 물동량이 급감합니다. 이처럼 수요 감소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평소처럼 배를 운항하는 것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집니다. 선사들은 블랭크 세일링을 통해 공급(선복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운임 하락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유지합니다.
- 운영 비용 절감: 텅 빈 배를 운항하는 것은 연료비, 항만 이용료 등 막대한 운영 비용의 낭비를 의미합니다. 수요가 적은 시기에 운항을 건너뛰는 것은 선사의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 선박 스케줄 조정: 특정 항구의 극심한 체선, 노동자 파업, 악천후 등으로 인해 운항 일정이 지연될 경우, 선사는 정시성을 회복하기 위해 일부 항구를 건너뛰는 블랭크 세일링을 단행합니다. 지연된 스케줄을 만회하고 전체 서비스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입니다.
- 기타 외부 요인: 전쟁, 무역 규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선박의 기계적 결함, 정기 수리 등도 예기치 못한 블랭크 세일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데이터가 말하는 2025년 골든위크의 경고
글로벌 해운 분석기관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골든위크를 앞둔 태평양 노선의 블랭크 세일링 발표 건수는 과거 데이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오히려 향후 몇 주 안에 대규모의 ‘막판’ 블랭크 세일링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입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위험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 아시아-북미 서안(NAWC) 노선: 현재 골든위크 기간 예정된 선복량 감소율은 3.8%에 불과합니다. 이는 2024년의 15.4%, 팬데믹 이전(2017-2019) 평균인 9.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작년 수준에 맞추려면 무려 21개의 추가적인 결항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아시아-북미 동안(NAEC) 노선: 상황은 비슷합니다. 계획된 선복량 감소율은 4.8%로, 2024년의 11.9%와 팬데믹 이전 평균 11.4%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장은 이미 수요 둔화와 운임 변동성 심화라는 배경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사들이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량 조절 카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은 자명합니다. 최근 선사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출항일에 임박해서야 블랭크 세일링을 발표하는 경향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습니다.
4. 예측 불가능의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골든위크 발 블랭크 세일링 대란이 현실화될 경우, 화주들은 갑작스러운 운송 지연과 그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선박의 도착 예정 시간(ETA)이 수시로 변경되는 혼란 속에서, 이제 화물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운송 과정을 통제하는 ‘가시성(Visibility)’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와 선사의 전략적 판단이 복잡하게 얽혀 ETA 예측이 불가능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B/L 번호만으로 화물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TRADLINX Ocean Visibility와 같은 가시성 솔루션은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연을 미리 인지하고 대체 운송 경로를 모색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데이터 속에 숨겨진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