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장기화되는 지정학적 혼란으로 인해 수출입 물류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정 지연과 잦은 결항, 우회 운항이 이어지면서 이전보다 공급망 일정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면 글로벌 정기선의 스케줄 정시성은 전반적으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세부 항로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이 핵심 동서 항로의 정시성을 지키기 위해 선복과 운영 역량을 집중하는 동안, 중동·아프리카·인도 아대륙과 연결된 지역 항로의 정시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처럼 항로별로 양극화되고 있는 글로벌 정기선 정시성의 변화와, 공급망을 관리할 때 어떤 지표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숫자는 개선됐지만, 정상화된 것은 아닙니다
Sea-Intelligence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글로벌 정기선 스케줄 정시성은 63.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 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전체적인 수치만 보면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인 2013년부터 2020년까지 2분기 정시성이 대체로 70~80%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Sea-Intelligence 역시 이번 개선을 단순한 시장 회복이 아닌, 정기선 네트워크 운영 방식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했습니다. 선사들이 지정학적 혼란이 해소되기를 기다리는 대신, 장기화된 운항 차질에 맞춰 선박과 서비스를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요 동서 항로에 선복과 운영 역량을 집중하다
2026년 1분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위기가 심화된 이후, 글로벌 선사들은 선박 배치와 스케줄 관리 역량을 물동량이 많은 주요 동서 항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분석 대상이 된 6개 주요 항로는 모두 글로벌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대서양 동향(東向) 항로의 정시성은 72.7%, 아시아-북미 서안 항로는 72.5%를 기록했습니다. 대서양 서향 항로도 1분기보다 21.3%포인트 상승한 70.2%를 기록하며 크게 개선됐습니다.
이와 함께 아시아-북미 동안, 아시아-지중해, 아시아-북유럽 항로 역시 모두 업계 평균보다 높은 정시성을 보였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와 물동량이 큰 핵심 항로의 스케줄을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주요 항로의 정시성 개선 뒤에 남은 높은 지연 시간
주요 항로의 정시성은 개선됐지만, 한 번 지연된 선박이 감수해야 하는 지연 시간은 여전히 길었습니다.
2026년 2분기 지연 도착 선박의 평균 지연 시간은 5.49일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역대 세 번째로 좋지 않은 2분기 기록입니다. 팬데믹 이전 평균 지연 시간이 3~4일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긴 수준입니다.
지정학적 분쟁을 피해 운항하는 선박이 기존 접안 시간대를 놓치거나 중동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에 투입되면, 이후 일정에도 연쇄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만 혼잡과 길어진 스케줄 회복 과정이 겹치면서 전체 지연 시간이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중동·아프리카·인도 아대륙 항로에 집중된 피해
운항 차질의 부담은 특히 중동, 아프리카, 인도 아대륙과 연결된 지역 항로에 집중됐습니다.
유럽-아프리카 항로는 30.2%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정시성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아시아-아프리카 항로가 34.3%, 아시아-인도 아대륙 항로가 36.2%, 인도 아대륙-아시아 항로가 38.7%에 머물렀습니다.
중동을 오가는 항로의 정시성도 39~53% 수준에 그쳤습니다. 분쟁 지역을 피하기 위한 우회 운항뿐 아니라 장비 배치의 불균형과 잇따른 결항이 지역 네트워크의 스케줄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동 지역의 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항로들은 높은 정시성을 유지했습니다. 오세아니아-북미 항로는 89.8%로 가장 높은 정시성을 기록했고, 유럽-남미 항로가 89.6%, 북미-오세아니아 항로가 87.4%, 북미-남미 항로가 86.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항만 데이터에서도 나타난 운영 상황의 양극화
이러한 양극화는 실제 항만 운영 데이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레드링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Port Congestion Report를 살펴보면, 물동량을 기준으로 선정한 주요 허브 Top 10 항만은 전반적으로 혼잡과 접안 지연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요 허브만으로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지역별 현황, 전체 항만 데이터, 접안 전 대기 시간, 하역 지연 등의 지표를 함께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일부 지역 항만에서는 여전히 긴 접안 대기와 높은 혼잡, 구조적인 운영 병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글로벌 항만 혼잡이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과 항만에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주요 허브의 운영 상황만 보면 공급망이 안정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화물이 거쳐 가는 지역 항만까지 범위를 넓히면 여전히 적지 않은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항만 혼잡도와 선사의 스케줄 정시성은 서로 다른 지표입니다. Sea-Intelligence의 정시성 지표는 선박이 예정된 일정에 맞춰 도착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 Tradlinx의 Port Congestion Report는 항만에 도착한 선박이 접안 전 얼마나 오래 대기하는지, 하역 작업이 얼마나 지연되는지, 운영 병목이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Tradlinx 리포트는 항만별 혼잡도와 지연 시간뿐 아니라 주요 허브, 접안 전 대기 시간, 저속 작업 및 항만별 추세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나 두 데이터를 함께 보면 공통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사들이 중요도가 높은 핵심 항로와 주요 허브의 운영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동안, 일부 지역 항로와 항만에는 운항 차질과 혼잡 부담이 상대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평균 정시성이 개선됐거나 주요 허브의 혼잡이 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공급망이 안정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기업의 화물이 실제로 이용하는 전체 항로와 환적항, 지역 항만의 상황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선사와 얼라이언스별 성과도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선사별로는 머스크가 76.9%의 정시성으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팍로이드가 75.6%, MSC가 70.9%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하팍로이드와 ONE은 주요 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각자의 과거 2분기 평균보다 높은 정시성을 기록했습니다. 어려운 운항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네트워크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선사는 과거 평균보다 낮은 성과에 머물렀습니다. 완하이는 37.7%로 가장 낮은 정시성을 기록했는데, 이는 완하이의 과거 2분기 중앙값보다 4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입니다. 지역 네트워크 중심의 서비스 구조가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혼란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얼라이언스별로는 머스크와 하팍로이드의 제미니 협력체가 분석 대상인 모든 동서 주요 항로에서 가장 높은 정시성을 기록했습니다. 4개 주요 항로에서 정시성이 90%를 넘었고, 아시아-북미 서안 항로에서는 97.5%까지 올라갔습니다.
MSC는 대부분의 항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오션 얼라이언스는 항로별로 엇갈린 성과를 보였습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특히 아시아-북유럽 항로에서 정시성이 34.7%까지 떨어지며 부진했습니다.
다만 아시아-중동 항로는 광범위한 결항으로 인해 대표성을 확보할 만큼의 도착 건수가 집계되지 않아 얼라이언스별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높은 정시성을 보이던 틈새 선사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시성 하락은 대형 글로벌 선사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작은 틈새 선사들이 월간 정시성 100%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운영하는 항로와 선박의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90%가 넘는 정시성을 달성한 틈새 선사의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Sea-Intelligence는 데이터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선사들의 상업적 판단과 지속적인 터미널 혼잡 같은 외부 제약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SCM 담당자가 살펴봐야 할 것은 ‘정시성의 일관성’입니다
이처럼 항로와 선사에 따라 정시성의 차이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평균 정시성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Sea-Intelligence는 평균 정시성과 함께 스케줄 성과가 매월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 달은 정시성이 매우 높지만 다음 달에는 급격히 떨어지는 항로보다, 매월 8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항로가 공급망 계획을 세우는 데 더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Sea-Intelligence가 34개 원양 항로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전인 2018~2019년 가장 안정적이었던 10개 항로 가운데 현재까지 상위권에 남아 있는 항로는 아시아-남미와 오세아니아-아시아뿐이었습니다. 반면 아시아-남미 동안 항로는 최근 2년간 정시성 변동이 가장 큰 항로로 나타났습니다.
과거에 안정적이었던 항로가 지금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따라서 공급망 계획을 수립할 때는 단순한 글로벌 평균이나 특정 시점의 정시성만 확인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최근 수개월간 항로별 정시성의 변동 폭을 살펴보고, 동일한 항로에서도 선사별 성과가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되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여기에 출발항과 도착항뿐 아니라 환적항의 접안 대기 시간과 혼잡 추세까지 함께 확인해야 실제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연을 보다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 아대륙 등 운항 차질이 집중된 지역을 이용한다면 우회 운항과 결항, 장비 배치 차질 가능성을 고려해 일정에 충분한 여유를 반영해야 합니다. 필요할 경우 대체 항로와 선사, 환적항을 검토할 수 있는 계획도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글로벌 정기선 시장은 전체 정시성이 일제히 회복되는 단계라기보다, 선사들이 핵심 항로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재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글로벌 평균이 개선됐거나 주요 허브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보다는, 우리 기업의 화물이 실제로 이용하는 항로와 선사, 환적항의 상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물류 환경 속에서도 트레드링스는 실무자 여러분이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