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북미 항공 화물 수요, 미국의 ‘De Minimis’ 정책 변경으로 10.7% 급감…글로벌 공급망에 ‘쇼크’
- 중국발 물량,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로 급격히 이전…지역별 운임 변동성과 화물 적체 심화
- IATA, 2025년 항공 화물 수요 성장률 6%→0.7%로 대폭 하향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아시아에서 북미로 향하는 항공 화물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0.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북미 항공 노선은 전 세계 항공 화물 시장의 24.4%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무역로인데요,
왜 갑자기 중국발 화물 수요가 감소하게 된 것일까요?
지금부터 자세히, 그리고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무엇이 문제였나: ‘De Minimis’ 제도의 중단과 그 배경
이번 수요 감소는 미국 정부가 중국발 상품에 적용하던 ‘소액면세(de minimis)’ 혜택을 중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소액면세(De Minimis)’란, 미화 800달러 이하의 소액 상품이 미국으로 수입될 때 관세와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본래 행정 비용 절감과 원활한 상거래를 위해 도입됐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인 Temu, Shein 등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통로로 활용해 왔죠.
다만 미국 내 소매업체들과 의원들은 이 제도가 불공정 경쟁을 조장한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미국 기업은 수입 원자재에 관세를 내는 반면, 중국 기업은 완제품을 면세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2025년 4월 미국 정부는 중국 및 홍콩발 상품에 대한 de minimis 면제 중단을 공식 발표했고, 5월 2일(미 동부시간)부터 해당 면제가 종료되었습니다.
이 결정의 시장 영향은 즉각적이고 컸습니다. 국제 포워더 Dimerco Express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중단 이후 중국-미국 간 항공화물 물동량이 최대 60%까지 감소했고, 전자상거래 관련 항공화물 예약도 5월과 6월 두 달간 약 50% 줄었습니다. FedEx 역시, “5월 초 중국발 미국행 물량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밝혔죠.

2. 공급망의 재편: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화물
이처럼 가장 빠르고 경제적이던 중국발 항공 직송 경로가 미국의 ‘De Minimis’ 정책 변경으로 사실상 막히면서, 그동안 중국에 생산과 물류를 집중했던 화주들은 자연스럽게 비용과 규제에서 더 유리한 대체 경로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바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산 기반을 갖춘 동남아시아입니다.
특히, 여기에 7월 9일로 예정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동남아시아로의 물량 이동은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물량을 미리 미국으로 보내려는 기업들의 긴급한 수요, 즉 ‘프론트-로딩(Front-loading)’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이 긴급 화물들은 자연스럽게 De Minimis 규제에서 자유롭고, 새로운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집중되었습니다.
국제 포워더 다이머코(Dimerco)의 보고서는 이처럼 아시아 각국으로 분산되는 화물 흐름이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 베트남은 현재 항공 운임과 공급이 아직 안정적이지만, 관세 인상을 앞둔 ‘프론트-로딩’ 수요가 몰리면서 7월 초부터는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수요 집중 현상은 인접한
- 태국에서 한층 더 두드러지는데, 이미 높은 수요로 운임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미국이나 캐나다행 화물의 경우 최소 1주일 전 예약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다른 주요 국가들의 경우 각기 다른 요인으로 시장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는 관세보다는 분기 마감에 따른 전자제품 및 의류 제조업의 생산량 증가가 주된 원인이 되어 7월부터 화물 적체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 인도의 경우, 최근 글로벌 해상 운송의 차질로 인해 항공으로 전환되는 물량이 늘면서 항공 운임 상승이 예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3. 글로벌 시장의 현주소: 하락하는 운임과 낮아진 기대치
이처럼 아시아-북미 노선이라는 핵심 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5월의 전 세계 항공 화물 시장 전체를 보면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5월의 전 세계 총 항공 화물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특정 노선의 충격을 다른 지역의 수요 회복세가 일부 상쇄하며 시장 전체가 나름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온도를 보여주는 ‘운임’ 지표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ATA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5월 전 세계 화물 운임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3.7% 하락하며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운임 하락은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북미 노선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됩니다. 프레이토스는 7월 24일, 해당 노선의 주간 운임이 킬로그램당 $5.18로 2% 추가 하락했다고 밝혔고, 가장 월드ACD(WorldACD)의 6월 셋째 주(16~22일) 데이터 역시 글로벌 평균 운임이 킬로그램당 $2.43으로,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1.2% 낮은 수준임을 보여주며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수요 불확실성과 운임 하락 추세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IATA는 2025년도 전 세계 항공 화물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의 6%에서 0.7%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새로운 질서, 기민한 대응이 관건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의 ‘소액면세(De Minimis)’ 정책 변경은 단순히 하나의 규제가 바뀐 것을 넘어, 아시아-북미를 잇는 항공 화물 시장의 근본적인 질서를 바꾸는 거대한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국 중심의 공급망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그 축을 다변화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아시아 각 지역의 운임과 물류 환경에 각기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은, 이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장 참여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거시적인 시장 전망에만 의존하기보다, 아시아 각 허브의 운임, 공급량,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민함입니다. 전반적인 글로벌 운임은 하락세일지라도, 수요가 몰리는 특정 ‘핫스팟’에서는 언제든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위험을 분산하고 동남아시아와 같은 새로운 기회의 땅을 면밀히 분석하는 유연한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질서에 가장 빠르고 현명하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앞으로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