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해운사의 몰락인가, 글로벌 물류의 재편인가? – COSCO 블랙리스트가 바꿀 세계 경제의 미래
- 12.9% 북미 항로 점유율의 공백, 그리고 시작된 물류대란 – 숫자로 보는 COSCO 블랙리스트의 실체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 입니다.
2025년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운사 중 하나인 중국의 COSCO가 미국 국방부에 의해 ‘군사 기업’으로 지정되며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제재를 넘어 자칫 글로벌 물류 시장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이 소식이 왜 전 세계 물류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을까요? 2019년을 떠올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시 COSCO가 이란산 원유를 운송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았을 때, 초대형 유조선(VLCC) 운임이 급등하며 글로벌 무역에 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진 화요일, 홍콩 증시에서 COSCO의 주가는 최대 4.4%까지 하락하며 홍콩 벤치마크 주가지수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장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제 이 사건의 전모를 자세히 살펴보며, 왜 미국이 이 시점에 COSCO를 겨냥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물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 물류의 숨은 거인, COSCO의 실체
COSCO의 진정한 규모를 이해하려면 COSCO가 어떤 기업인지 그 데이터를 살펴봐야겠죠.
Statista에 따르면 COSCO는 2023년 12월 기준, 총 1,417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엄청난 선단은 컨테이너선 504척, 벌크선 436척, 유조선과 가스선 229척으로 구성되어 있죠.
더 놀라운 것은 COSCO의 항만 운영 현황입니다. IRAsia에 따르면, COSCO는 전 세계 39개 항만에서 371개의 선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224개가 컨테이너 선석인데, 연간 처리 능력이 무려 1억 2,300만 TEU에 달합니다. 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한 개를 의미하는데, 이 컨테이너들을 일렬로 쭉 늘어놓으면 지구를 몇 바퀴는 돌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COSCO는 미국 시장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TradeWinds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COSCO 선박의 약 20%인 153척이 미국 항구에 들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벌크선 69척, 컨테이너선 45척, 탱커선 33척이 미국을 오갔죠.
게다가 KSG의 보고서에 따르면, COSCO는 북미 항로에서 12.9%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물자의 상당 부분이 COSCO의 선박을 통해 운송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COSCO는 미국 내에서 터미널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롱비치 항구의 Pacific Container Terminal(PCT)에서는 SSA Marine, CMA CGM과 협력하여 Pier J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터미널은 축구장 약 200개 크기인 256에이커의 부지에 14개의 ZPMC 갠트리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죠. LA 항구의 West Basin Container Terminal(WBCT)은 Pier 300과 400에 자리잡고 있으며, COSCO의 자회사인 China Shipping이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지정의 의미와 COSCO의 즉각적인 대응
이번 블랙리스트 지정은 2019년에 있었던 COSCO의 이란 원유 운송 제재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때는 “이란산 원유를 운송했다”는 특정 행위가 문제였고, 이후 제재가 풀리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COSCO가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군사 기업”으로 지목된 것이 핵심입니다. 기업의 행동이 아닌, 기업 자체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만큼 파장이 훨씬 클 수밖에 없겠죠. 미래에 더 강력하고 폭넓은 제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COSCO는 즉각 반응에 나섰습니다. “우리는 군사 기업이 아니며, 미국 당국과 접촉해 이 문제를 명확히 하겠다”라고 밝힌 뒤, “이번 지정이 곧바로 수출 통제나 전 세계 사업 차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을 달래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제재가 COSCO만 노린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China State Shipbuilding Corp, China Shipbuilding Trading Co, Sinotrans & CSC Holdings 같은 중국 해운·조선·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업들도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즉, 미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물류·조선 산업 전반에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죠.
여기에 더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존 물리나르 위원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BOE와 티엔마)까지 제재 범위를 넓히자고 제안했습니다. 해운업에서 시작된 이 견제가 전자·부품 산업 등 다른 영역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COSCO 단일 기업을 넘어 중국 전략산업 전체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글로벌 물류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계까지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 시장의 지각변동과 예상되는 파급효과
이번 블랙리스트 지정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 지형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 중 하나는, COSCO의 미국 내 사업 확대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COSCO는 이미 미국 항만과 항로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진다면, 이 확장세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LA·롱비치 항만: 미국 물동량의 핵심 관문
미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의 약 40%를 처리하는 LA와 롱비치 항만은 사실상 미국 서안 물류의 심장부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COSCO는 Pacific Container Terminal(PCT) 등을 운영하며, SSA Marine 및 CMA CGM과 협력해 왔습니다. 터미널 부지 면적만 해도 256에이커(축구장 약 200개 규모)에 달하고, 대형 갠트리 크레인 14대를 갖추고 있죠.
이렇듯 막대한 설비와 네트워크를 갖춘 COSCO가 제재로 인해 미국 항만 운영에 제동이 걸린다면, 해당 지역 경제와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 최근 확장 움직임과 과거 매각 사례
COSCO는 2024년 4월, LA 인근 Rancho Cucamonga 지역에 약 177,141평방피트 규모의 물류창고를 새로 열었습니다. LA항과 LA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 시설은, 48시간 내 입출고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내 95%, 48시간 내 98%라는 높은 처리율을 목표로 삼아 이목을 끌었죠.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대규모 투자 역시 정책 변화에 따라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에 COSCO 자회사 OOIL이 미국 정부의 안보 우려로 롱비치 컨테이너 터미널(LBCT)을 호주 맥쿼리 그룹 컨소시엄에게 17.8억 달러에 매각해야 했던 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시장의 우려와 주가 하락
이처럼 COSCO의 미국 내 활동이 제동을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이미 시장에서 반영되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지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홍콩 증시에서 COSCO의 주가는 최대 4.4%까지 급락해, 홍콩 벤치마크 주가지수보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죠. 이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전문가들의 시각: 컨테이너 시장 ‘촉각 곤두’
시장 전문가들 의견은 조금씩 엇갈립니다.
피언리 증권(Fearnley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원유나 드라이 벌크 시장에는 예전 이란 제재만큼 큰 파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운임이 일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컨테이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렌트 새들러 선임연구원은 “COSCO가 오래전부터 PLA(인민해방군)를 지원해 온 사실이 드러나 반갑다”고 할 정도로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전시 상황과 경제 안보에 대비하려면, 자국 해운 산업을 아직 더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글로벌 물류 질서의 시작과 기업들의 대응 전략
이번 COSCO 블랙리스트 지정은 단순한 기업 제재를 넘어 글로벌 물류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조치로 인한 변화와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세분화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기업들의 대응 전략 측면에서는 물류 루트의 다변화가 시급합니다. COSCO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은 향후 거래를 조정하거나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 항구 및 터미널에서의 COSCO 활동 축소는 해당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측의 대응도 주목할 만합니다. COSCO는 “우리는 미국 당국과 접촉해 이 문제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지정은 제재나 수출 통제를 의미하지 않으며, 우리의 글로벌 운영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다른 주요 기업들, 예컨대 CNOOC와 China State Shipbuilding Corp 등도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만큼, 중국 정부 차원의 보다 강력한 대응이 예상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미중 무역 갈등이 이제 실물 경제의 핵심 동맥인 해운물류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가 더욱 지역화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축소하면서 대체 공급망을 모색해야 하며, 이는 추가적인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및 유럽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글로벌 물류 지형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두 개의 축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먼저, 물류 루트의 다변화가 시급합니다. COSCO가 북미 항로에서 12.9%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기업들이 COSCO에 의존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들은 대체 운송 수단을 찾고, 물류 네트워크를 재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둘째, 기업들은 공급망의 안정성을 새롭게 점검해야 합니다. LA와 롱비치 항만이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40%를 처리한다는 사실은, 이 지역에서의 COSCO 활동 제한이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업들은 이제 특정 항만이나 특정 선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는 물류의 디지털화와 가시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보여줍니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물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TRADLINX와 같은 글로벌 물류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복잡해지는 글로벌 물류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물류 시장은 새로운 질서를 향해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